한국일보

칼럼/만남이란 그 순간 자체가 영원

2006-06-1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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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욱(목회학박사)

아름다운 만남은 영원히 간다. ‘영원히 간다’란 말은 보이는 것에 국한시켜 말하는 것은 아니다. 본래 보이는 것은 영원성이 부족하다라고도 말할 수 있다. 부족하다는 것은 없다는 것과는 다르다. 없는 것은 보일 수 없다. 그렇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보이는
것은 보일 때만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안에 영원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아름다운 만남은 영원히 간다’라고 하는 뜻 안에는 보이지 않는 마음이 들어 있다. 마음속에 품어진 아름다운 만남은 영원히 간다란 뜻이다. 마음은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아무도 마음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보이진 않지만, 마음을 아름답게 하면 그 마음이 만나는
만남 자체도 아름다워진다.
아름다움, 혹은 아름다운 것은 사람의 마음을 기쁘고 즐겁게 해준다. 사람의 마음을 포근하게 품어준다. 사람의 마음을 흐뭇하게 해준다. 사람의 마음을 너그럽게 해준다. 사람의 마음을 풍요롭게 해준다.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준다. 사람의 마음을 그리움으로 채워준다. 사람의
마음을 사랑으로 만들어준다. 아름다운 꽃에 침을 뱉을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 아름다운 꽃을 보고 침을 뱉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정상인이 이난 정신병자일 것이다. 꽃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 아름다움을
품은 채 핀 꽃들은 하늘의 축복을 받은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꽃으로 태어난 그 자체가 아름다움을 품고 태어난다고 할 수 있다.


어느 가수의 노래에 이런 가사가 있다. “사람은 꽃보다 아름다워”. 정말 사람은 꽃보다 아름답다. 꽃에 사람의 아름다움을 비교할 수는 없다. 꽃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으로 태어나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 그 자체는 하늘이 내린 가장 큰 축복 중의 축복이다. 그러니, 복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태어날 때부터 우리 자신 속에 이미 내재돼 있고 현재도 복중에 살아가고 있다.
사람은 꽃보다 아름답다. 사람 중에도 아름다움을 더 가진 사람들이 있다. 여성이다. 여인이다. 어머니다. 아내다. 누이다. 딸들이다. 여성의 아름다움을 그 어디에다 비교하랴! 남성은 따라갈 수가 없다. 누군가 말했다. “신이 만들어낸 것 중에 가장 아름다운 걸작품은 여인”이라고. 그
말 안에 에로틱한 의미가 숨어 있다 하더라도 그 말은 잘못된 것은 아닐 것 같다.

조물주가 만들어낸 걸작품, 여인. “아름다운 사람 중에 더 아름다운 사람, 여성들. 여인들. 어머니들. 아내들. 누이들. 딸들.” “세상은 남성이 지배하나, 남성을 지배하는 사람은 여성이다”란 말이 있다. 아름다움을 지닌 여성들.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세상도 지배하고 있다. 결국
아름다움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는 뜻도 된다.
아름다운 만남은 만들어진다. 처음에는 서로 잘 모르게 만났다 해도 만남의 회수가 더해 가면서 그 만남은 더욱더 아름다워질 수 있다. 가능성이 만남에 숨어 있기에 그렇다. 만나지 않고 아름다움을 만들어낼 수는 없다. 만들어지는 것은 현재와 미래 진행형이다. 물론, 과거가 있음에 현재도 있지만 과거는 과거.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앞을 향해 나가는 것이 아름다움이다.

영원성은 현재 안에도 있다. 현재는 순간 안에 있다. 순간은 파도, 영원은 바다와 비유할 수 있다. 바다를 영원성에 비교한다면 파도는 순간에 일어났다 지워지는 찰나에 비교할 수 있다. 파도 하나하나는 단 한 번밖에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네 삶도 마찬가지다. 삶은 파도와 같다. 시간과 공간 속에 한 번 왔다가는 삶은 질과 량에서 유일회적이다.
만남은 유일회적(唯一回的), 순간 같은 삶에서 일어난다. 그러니 만남 그 자체를 아름답다고 아니 할 수 없다. 기적이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모래알 같은 수많은 사람 중에서 사람이 사람을 만나 아름다움을 만들어가는 것은 기적이다. 태어남이 기적이요, 살아감이 기적이요, 만남이
기적이다.

만남 안에는 영원이 있다. 영원 안에는 순간이 있다. 순간 같은 삶. 그 삶 안에서의 만남은 아름답다. 순간은 영원의 한 부분. 바다와 파도는 이름만 다를 뿐이지 질적인 면에서는 동질이다. 그러니 하나다.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으로 태어나 아름다운 만남을 만들어가며 살아가는 것은
복이다. 같은 사람이라도 여인으로 태어난 사람들은 더 복되다. 보이지 않는 마음도 영원의 하나를 상징한다. 영원을 품을 수 있는 마음속 보이지 않는 꽃들은 더욱 아름답다. 아름다운 만남 하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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