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단합으로 한인 이미지 고양하자

2006-06-0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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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영(보스턴)

우리가 쓰는 말 가운데 관행(慣行)이란 말이 있다. 이 말의 본뜻은 관례대로 행함, 즉 습관화 된 전례에 따라 행하는 것(Habitual Practice)으로 쓰여져 있으며 법적인 차원에선 관습법(Common Law)이라고 우리말 사전에 설명되고 있다. 그렇다면 관행의 구체적인 뜻은 어떤 의
미로 해석되고 있는지를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상식적인 것, 당연한 것 등의 추상적인 의미가 담겨져 있기도 하지만 개인 또는 집단이 추구하는 이익이나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불문율로 이어지는 관행의 본뜻이라고 조심스럽게 설명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들은 이 관행의 규범을 놓고 이런 주장 저런 주장을 펴면서 자기의 말이나 행위를 합리화 시키려고 하는 일로 개인과 사회가 심한 혼란을 겪는 경우를 지켜볼 수 있다.

관행에는 좋은 뜻의 관행과 상용될 수 없는 나쁜 뜻의 관행으로 분류되는 설명도 있다. 일반적으로 좋은 뜻의 관행은 전통사회의 미풍양속을 좇아 자기의 주장이나 권리를 이웃이나 공동체를 위해 양보하는 미덕을 의미하는 좋은 뜻도 있다. 반면에 나쁜 뜻의 관행은 다른 사람도 하는데 나라고 못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자기의 주장을 합리화하려고 할 때 두 주장의 뜻은 완연히 달라지게 설명된다.대통령을 지낸 노태우씨가 대통령 재임시 서민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4,000억원대의 부정축재를 쌓는 비리를 저질러 검찰의 조사를 받으면서 자신은 전직 대통령들이 했던 관행대로 조성한 정치자금이라고 관행을 주장했던 일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이쯤 되면 좋은 뜻과 나쁜 뜻의 관행의 의미를 떠나 우리 사회에서 통용되는 관행의 규범 실정을 어떻게 이해하고 적용할 것인지를 살펴봄이 어떨까 싶다.


지금 우리가 이주해 살아가는 미주한인사회는 사람의 상식으로서는 이해되고 용납될 수 없는 기상천외의 부당한 주장들이 우리들의 공동체 안에서 부끄럼 없이 일어나 우리 한인공동체가 자중지란의 중병에 걸려있다.
법이나 관행은 인간들이 서로의 이해관계 속에서 발생되는 충돌이나 부정을 규제하고 자제하는 가운데 공동체와 국가를 혼란으로부터 안정을 지키기 위해 인간들 스스로가 만들어 놓은 규범이 바로 관행이고 법이다.
그런 규범이 힘의 논리나 집단을 이룬 무리들이 세 몰이에 의해 잘못 적용된다면 그 사회는 합리가 지배하는 사회보다는 불법이 난무하는 무법천지의 어지러운 사회가 되고 말 것이다.

아무리 좋은 뜻과 좋은 목적을 이루기 위해 설립된 단체라 할지라도 탈 없이 관례대로 행해지고 있는 일을 너도 하니 나도 해야겠다는 억지 주장을 펴며 덤벼든다면 그 사회는 공멸을 자초하는 불구의 사회가 될 것이 뻔한 일이다.모범체가 되어야 할 한인단체들은 갈등보다는 단합으로 한인사회를 발전시키는데 앞장서야 한다. 사회를 혼란시키는 일은 삼가해야 한다. 지금 한인단체들이 나서서 할 일은 언론으로부터
부정적인 오해를 받고 있는 한인 매춘 보도 같은 것에 대해 한인사회 차원의 대응책을 강구하면서 매춘행위 근절에 나서 정화운동을 펴는 일 등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본다.

모두가 힘을 하나로 모아 우리 민족의 선한 모습을 이 사회에 바르게 알릴 때 주류사회는 우리 한인들을 바람직한 눈으로 바라볼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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