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살아있다’와 ‘살아간다’

2006-06-03 (토)
크게 작게
김홍근(무궁화상조회 회장)

난자와 정자가 수정하여 세포분열을 계속하다 몇 달 만에 사람의 모습을 갖추는 것을 보면 사
람은 태중(胎中)에서부터 살아 있으면서 살아가는 존재다. 살아간다는 것은 점점 좋아진다는 의
미와 함께 완성돼 간다는 뜻이 있다. 그러나 엄마가 없이 태아는 살아있을 수도, 살아갈 수도
없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그 자체로 스스로 생겨나 지속되는 것은 없다. 이것은 저것에, 저것은 이것에 의존하며 공존한다. 어떤 하나가 일어나고 지속되기 위해서는 또 다른 것에 의존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아버지와 아들은 분리된 두 존재가 아니다. 아들의 행복은 아버지의 행복과 연결되어 있으며, 아버지가 행복하지 않을 때 아들의 행복 역시 불완전하다. 다시 말하면 나의 행복이 당신의 행복이요, 당신의 행복이 바로 나의 행복이란 뜻이다.
이와 같은 관계는 자녀가 가정을 이룰 때까지를 정점으로 점차 식어가는 것이 일반적이다.대개의 경우 이 때가 되면 살아가기를 멈추고 살아있다는 데 만족하기 쉽다. 아울러 나태해지기 쉽다. 그러나 한 차원 높여 지구촌의 너와 내가 모두 서로 의존하는 가운데 공존하는 입장이라고 생각한다면 끝 날까지 열심히 살아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아주 작게는 자신에게 ‘나는 이런 늙은이가 돼야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매일 매일을 지낸다면 나름대로 멋있게 살아가는 것이고, 이제 할 일을 다 했고, 몸도 예전같지 않다는 생각에 젖다보면 마음도 시들게 됨과 동시에 몸은 급속히 망가져 간다.작든 크든,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세운 목표를 향해 가는 삶이 살아있는데 만족하지 않고 살아가는 전진하는 삶이다.미국의 경우, 적십자사, 종합병원, 암협회 등은 물론 사회봉사기관을 보더라도 비전문적인 일은 은퇴한 노인들에 의하여 처리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여 주어진 일을 마치고 돌아가는 모습에서 그 당당함과 함께 노후를 살아가는 백발의 멋을 볼 수 있다.

먼저 자신을 사랑하라. 그리고 당신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설정하라. 그리고 매일 거울에 비친 자기를 마주보며 “나는 정말 멋져. 반드시 훌륭한 사람이 될거야”라고 자신에게 말하라. 그리고 바라는 그 일을 위해 노력하라. 몸도 마음도 새로운 힘을 얻고 소원하는 바를 이루게 될 것이다.스스로 자신을 사랑한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나서자. 그것이 바로 살아있는 자리에서 살아가는 삶을 향한 시발점이며 인생을 완성시키는 것이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