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한국인

2006-06-0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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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륭웅(공학박사)

오래 전 일이다. 일본항공 소속의 여객기가 이륙 직후 후지산에 추락하여 500명 이상의 승객이 죽은 일이 있었다. 단일 항공기 사고로는 최대의 사상자를 기록한 사고였다.그 사고 후 일본항공은 사고기의 잔해와 사상자의 살점 하나까지 다 찾으려고 결사적인 노력을 하였다. 사고기의 모든 조각들을 맞추었었는데 손바닥만한 부분만 빼고는 비행기의 원형을 다
복구하였다. 사고 원인을 찾기 위함이었다. 손바닥만한 부분은 타서 없어진 부분이었다.

그 후 항공사의 사장은 일본국민에게 엎드려 빌면서 “다시는 사고가 없도록 하겠노라”고 약속했고 실제 사고가 없었다. 사고 항공사의 정비를 담당하고 있던 한 분은 자결로서 국민에게 용서를 빌었는데 이 분이 사
고기의 정비와는 상관이 없었다고 한다. 70년대 초였을 것이다. 일본의 총리가 록히드사의 뇌물에 관련되어 감옥을 간 일이 있었다. 큰
돈도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엔론사의 경영진 두 사람이 유죄판결을 받았는데 9.11일 선고에서 수십년씩의 징역형이 선고될 것이고 평생을 감옥에서 보내야 할 것이라고 한다. 죄목은 분식회계였다.
전에 KAL의 항공기가 소련에 불시착 한 적이 있었다. 그 이후에는 길을 잃어 같은 KAL의 여객기가 소련 영공에 침입, 미사일을 맞고 승객 전원이 죽었다. 이 두 사고에 대해 항공사가, 또 국가가 어떤 일을 하였고, 그 결과가 어땠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다만 옐친 소련대통령이 한국방문 때 사고기의 사고 내용 테입을 우리 정부에 건네주었는데 그것이 가짜였다는 얘기는 들었다.


김우중씨가 최근 판결을 받았는데 몇년 징역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 경우는 분식회계가 아니라 재산 해외도피, 국민에게 수백억 달러의 손해를 끼친 경우이다. 한국의 거의 모든 대기업들이 회계법인과 짜고 나쁜 짓을 하지만 어느 곳도 처벌받은 적 없다.
국가를 위해 싸운 사람이 포로로 잡혀 있어도 그것 하나 찾아오지 못한다. 대통령이란 사람이 수천억원씩 도둑질을 하여도 , 그 자식이 수십억원을 딴 곳도 아니고 베란다에 방치해도, 나라를 완전히 빨갱이로 만들어도 끄떡 없는 나라가 한국이다. 일본, 미국, 또 멕시코라면 어땠을까.
당사자를 거리로 끌어내었을 것이다. 실제로 그랬고.

플러싱 7전철 종점 근처에 손바닥만한 공원이 있다. 아침 출근길엔 매우 붐빈다. 그곳엔 항상 몇명의 한국인들이 노점상을 하고 있다. 지나 다닐 때마다 너무 무안하였다. 한번은 이곳 109경찰서에서 단속하여 쫓아내는 것을 우연히 퇴근길에 보게 되었는데 “다시는 안 그럴테니...”하
는 소릴 들었다.
그러나 며칠 후 보니 전과 똑같았다. 요즘은 그곳에 공사를 하여 장사는 할 수가 없는데 그 옆 인도에서 또 하고 있었다. 다른 곳은 어떤지 잘 모르겠으나 이곳 플러싱에는 한국인이 경영하는 술집이 많이 있다. 아마 수 십 곳은 될 것이다. 그 곳에는 많은 분들이 있다. 혹시 법을 어기는 일은 하지 않는지, 같은 동포로서 조마조마하고 불안하고 부끄럽다.

이곳에 살면서 제일 괴로운 일은 동포가 범법자로 몰리는 경우이다. 매춘-인신매매 등 인간의 탈을 쓰고 할 수 있는 최악의 범죄행위를 유독 우리만 하는지, 다른 민족도 하는지 그것이 알고 싶다.
나는 우리 한국인이 좋은 점도 많지만 참으로 뻔뻔스럽고, 거짓말에 능하고, 배은망덕하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민족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이 미국사회에 세금을 거의 내지 않았거나 또 공헌을 한 것도 없는데 각종 의료혜택, 주거, 생활비 등을 지원받고 있다. 나는 동족의 일이라 그렇다 하더라도 미국국민의 입장에서라면 어떨까. 기가 막힐 것이다. 우리는 적어도 그에 대해 이 나라와 국민에게 감사한 마음 정도는 가져야 될 것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한국에서 온다고 한다. 홍콩에서도 나라 망신을 시키더니, 도대체 외국까지 와서 데모를 하는 나라가 어디 있단 말인가. 한국정부에서는 시위대나 불법단체에 보조금을 지원한다고 한다. 하기야 동학란 규명에 공무원까지 충원하는 나라이고
보니 놀랄 일도 아닐 것이다. 한 나라를 가지고 노는 자들을 하늘은 잊지 않을 것이다.내가 현재 한국정부에 기대하는 것은 0이다. 다만 외국에 사는 우리 동포들을 덜 괴롭게 해 달라고. 매춘-인신매매-시위대 파견 등을 원천 봉쇄해 달라고.또 하나, 하늘 무서운 줄 알라고.당신들이 저지른 죄는 당대에서 못 받으면 그 자손들이 받을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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