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모짜르트를 왜 모욕하는가?

2006-06-0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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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건용(커네티컷)

지난해 8월 6일 우리는 친구들과 탱글우드(tanglewood)로 피크닉 겸 모짜르트의 밤 음악회를 다녀왔다. 해마다 우리 내외는 무더운 여름의 더위를 피하여 보스턴 심포니의 여름 캠프인 탱글우드를 찾아 음악을 감상하면서 복잡한 이 세상을 떠나 조용한 자연 속에서 하룻밤이나마 낭만을 즐기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접는 테이블과 의자를 가져와 잔디에 펴놓고 앉아 촛불을 켜고 음식을 먹으면서 와인을 마시는 소위 ‘캔들라이트 디너’를 즐기면서 음악을 듣는 그 모습이야말로 너무나 아름답고 낭만적이었다.

16세기로부터 시작된 르네상스와 문호 세익스피어와 비교할 수 있는 최대의 음악가 요한 세바스찬 바하, 그리고 유명한 메시야의 작곡가인 조지 프레드릭 헨델을 낳은 바로크시대를 거쳐 클래식과 낭만의 시대의 음악은 리듬과 선율, 감촉, 음색, 표현 또는 형식 그리고 음조가 다를 수 있으나 음악을 감상하는 일반 애호가들은 이를 구분하지 않고 이 모든 음악을 통틀어 ‘고전음악’이라 칭하고 있는 것이다.
베토벤의 바이얼린 협주곡 D장조 3악장의 선율을 듣고 있노라면 간장을 녹이는 듯한 그 멜로디는 우리를 낭만의 세계로 빠지게 한다. 베토벤 자신이 클래식 시대에서 전 생애를 살면서 낭만의 시대를 거쳐갔기 때문에 그의 음악이 낭만적인 요소를 많이 갖추고 있음을 알게되는 것이며 36세의 짧은 생애를 살면서 수많은 불멸의 음악을 작곡한 월프강 아마데우스 모짜르트는 베토벤 다음으로 그의 음악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연주되고 있다는 것을 미국 교향악단 리그는 발표하였다.


스탠포드대학의 칩 히스 교수와 스위스 뇌샤텔 대학교의 아드리앙 방제르테 교수가 공동으로 연구하여 발표한 ‘모짜르트 효과는 없다’라는 신문의 기사를 읽고 너무나 어이가 없고 경악스러운 것은 모짜르트 음악을 경멸하는 이 학자들의 연구는 그 근거가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를 의심하는 것이다.비단 모짜르트 뿐만 아니라 클래식을 통틀어 감상하면서 이를 연주하는 아이들의 지능을 째즈 또는 록앤롤과, 그리고 힙합 등의 음악을 듣는 아이들과 그 지능지수를 비교하면서 더 열등하다는 연구를 발표한 두 교수의 동기를 이해하기가 어렵다.

내가 알고 지내는 의사들이 거의 모두 모짜르트와 베토벤을 취미로 연주하는 것을 보았고, 그 옛날 한국에서 의사들만의 실내악단 연주를 관람한 기억도 있는 것이다.두 교수가 모짜르트의 음악을 모욕하는 것은 곧 모짜르트 및 베토벤과 그리고 모든 고전음악가들을 모욕하는 것으로 밖에 해석할 수 없다. 또 고전음악을 연주하는 모든 음악가들과 이를 관람하는 수많은 청중들을 모욕하는 것으로 밖에 해석할 수 없어 나는 칩히스 교수와 아드리앙 발제르테 교수를 지탄한다.

“모짜르트의 음악을 들으면 지능이 박학해지므로 시험을 잘 못 치룬다”
이는 근래 영국 리딩대학 연구팀의 연구 결과라면서 애틀란타 저널-컨스티튜션이 지난 5월 8일 발표하였으며 고전음악을 듣는 것보다 TV 토크쇼를 시청하면서 공부를 하면 그 다음날 시험을 더 잘 치를 수 있다는 것이다.
학자들이 모짜르트를, 아니 그의 음악을 경멸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 어느 심리학자가 이야기 하였듯이 민간이 모든 사물을 주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본능적인 것이기에 Objective하게 연구를 한 것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가 모짜르트를 싫어하는 그 관계를 합리화하여 부정적으로 연구를 한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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