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네오콘’의 이념

2006-05-2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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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영(전 언론인)

오늘날 미국의 세계 전략을 이해하고 예측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시 행정부의 이너 써클(핵심 세력)인 ‘네오콘’들의 정치철학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Neo Con이란 Neo Conser vatives의 약자로 신 보수주의 그룹을 말하는데 이들은 다자간 외교협상과 국제법에 기초한 현실론이나 동맹국들과의 군사동맹 강화 등 방어적 안보 개념을 중시하던 과거의 전통적 보수 우익과는 다르다.이들은 미국의 도덕적 가치에 세계를 꿰맞추기 위해 ‘힘이 곧 정의’라는 신념 아래 군사력을 강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의 패권국으로 계속 남아 미국의 정책과 가치를 관철하기 위해서는 무력도 불사하는 매파들이다.

미국 제일주의를 내세우고 미국에 의한 세계 평화론(팍스 아메리카나)을 펼치며 저항세력은 악의 축, 불량국가로 몰아 압박하고 필요하면 선제 공격으로 제거하려 든다.1960년대 말 ‘네오콘’들은 “민주당이 진보적 이상에 매몰된 채 현실에 무관심하다”는 문제의식 아래 현실에 뿌리를 둔 개혁을 주창했고 민주당 좌파들은 이들에 대한 경멸적 의미에서 신 보수주의자(Neo Con)라는 딱지를 붙여 주었다.
대개가 유대계인 이들은 당시의 소련을 악의 제국이라 부르며 카터의 민주당 정부 때 모든 미·소간의 군축 및 평화적 이니시어티브들을 반대, 1980년대 초, 레이건 정권에 합류하면서 세력을 얻고 무력경쟁을 격화시켜 결국 소련을 붕괴시킨다.


이들은 클린턴 정권 때 퇴조했다가 부시정권 때 재기하여 9.11 테러를 계기로 아프간, 이라크 전쟁을 일으키고 다시 북한, 이란과의 갈등을 증폭시켜 또 다른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이들 네오콘들의 이념은 미국의 정치철학자 Leo Strauss 의 사상을 뿌리로 하고 있다. 그는 1899년 유대계 독일인으로 태어나 젊은 시절 한 때 좌파적 철학에 몰입했다가 미국으로 이민, 사상적으로 우향 우의 길을 걷는다. 2차대전 후 1970년대 초까지 25년간 시카고대학에서 정치철학을 가르쳤다. 그는 기독교 근본주의에 근거하여 “야만인으로부터 미국의 가치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 자연의 권리이자 책임’이라고 외친다.미국의 기독교와 미국식 민주주의, 이것은 신이 선택한 선(善)이며 여타 세계의 문화는 야만이고 악이라는 신념 아래 ‘로마제국의 현대화’ ‘세계의 경찰국가론’ 등을 주창하며 전투적 신앙, 종교의 사회적 기여 등을 강조한다.

한국에서 지금 가장 큰 이슈로 되고 있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화 정책이나 평택의 새 군사시설 건설 등도 네오콘의 생각을 추적해 보면 그 해답이 나오게 된다.
부시정권 1기 이라크 침공의 주도자의 한 사람이던 핵심 네오콘 ‘폴 월포비치’ 당시 국방부 부장(현 세계은행 총재)도 Leo Strauss의 제자들 중 한 사람이다.
오늘, 미국을 움직이고 있는 네오콘들의 생각을 쫓아가 보면 미국의 세계정책을 꿰뚫어 보고 뉴욕타임스 등 미국 매스컴이 전하는 세계 뉴스들의 행간을 읽는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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