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산만한 아이들

2006-05-2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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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혜(취재2부 부장)

우리 주변에 매우 산만하고 부주의하며 거친 아이를 종종 본다.
한번은 서울에서 지하철을 탔는데 한 사내아이가 자꾸만 옆 사람 머리를 잡아당기고 엄마의 야단에도 아랑곳없이 전철 안을 뛰어다니는 것이다.
또 남의 집에 놀러와 이것저것 마구 던지고 떼쓰는 아이, 옆에 있는 아이를 이유 없이 때리는 아이, 행동이 매우 충동적이고 좀처럼 집중을 하지 못하는 아이, 남의 말을 경청하지 못하는 아이...

이런 아이들의 증상을 의학적으로 주의력 결핍증상 혹은 과잉행동 장애(ADHD)라고 한다.자랄 때 ‘별나고 극성맞다’고 하는 소릴 들었다면 ADHD 증상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극복될 수 있는 질병이나 방치할 경우 폭력범이나 사회 부적응자를 만들 수 있다.
흔치 않지만 일부 성인들에게도 증상이 나타는데 오래 집중하지 못하거나 일을 체계적으로 하지 못할 때, 부주의한 실수를 자주 할 때, 자리를 자주 뜰 때, 충동적으로 화를 낸다면 한번 정도 ADHD 증상의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ADHD는 부모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자라는 아이들이 다 그렇지’라든지 ‘크면 다 어른스럽게 된다’라고 그냥 넘어갈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아이가 극성맞다고 해 모두 ADHD 질환을 앓고 있다고 할 수 없지만 가만히 관찰해볼 때 학습장애와 반항성, 주의력 결핍, 충동적 행동 등이 나타난다면 조기 치료가 필요한 경우이다.한인 어린이들 중에서도 상당수가 비슷한 증상을 경험하고 있을 것이다. 자료를 찾아보니 그 원인이 미세한 뇌 또는 대뇌의 손상과 함께 발현될 수 있는 증상군으로 본다. 또는 아동이 발달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환경적인 요건에 장애가 있어서 일시적으로 나타나며 성장, 발달과 함께 극복될 수 있는 질환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부모가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조기 발견돼 치료될 수 있다고 하니 우선 자녀들의 행동을 가만히 관찰해보는 것부터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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