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함께하는 사회...건강한 사회

2006-05-2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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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호(취재1부 기자)

최근 새생명재단으로부터 한동안 백혈병으로 투병중이던 양 수잔나양이 완쾌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수잔나양은 학교에서는 테니스선수로 2년간 활약했고 태권도는 빨간띠를 보유할 만큼 건강한 소녀였지만 지난해 6월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란 청천벽력같은 진단을 받고 병원에 입원한 바 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새생명재단은 ‘수잔나양 살리기’ 캠페인을 전개, 채혈행사와 각종 기금 모금행사를 실시했다. 또한 한인들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 수백명이 채혈에 응했고 5,000여달러의 기금을 모으는 성과를 거두었다. 결국 수잔나양은 병마를 이기고 완쾌, 요즘 다시 학교에 다니며 여는 사춘기 소녀와 다름없는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한인사회의 관심과 단합은 한 소녀를 구했고 합심된 마음은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우리에게 알려주었다.

한인 커뮤니티내에는 특정인을 돕는 행사 외에도 한인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활동이 실시되고 있다. 뉴욕한인봉사센터(KCS) 공공보건부는 무료 B형 간염 검진, 독감 백신 접종, 메디케어 파트D 대행 서비스 및 무료 정부 지원 보험 프로그램 워크숍 등을, 미암협회 한인지부는 유방암, 대장암 무료 검진과 흡연 워크숍 등을 실시하며 한인 건강 지킴이로 자리잡고 있다.


이밖에 다양한 한인 단체들도 한인들의 건강을 위해 지속적으로 무료 검진 및 교육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다양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이들 단체에 대한 후원과 관심은 크게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지원금 및 참여도 부족으로 이들 단체의 행사는 때론 단체 관계자들을 실망시키기도 한다. 특히 미 암협회 한인지부 경우 현재 한인 및 외국인 신예 유망 작가들의 작품 60여점을 전시 판매하고 판매금의 30%를 암협회 암 연구용으로 기부받는 ‘회복의 미술’을 실시하고 있다. 또 암 생존자 및 환자, 가족들과 이들을 후원하는 모든 이들이 함께 암으로부터 승리를 축하하고 기원하는 기금 모금 행사 ‘생명을 위한 릴레이’ 참여 한인들을 모집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참여도가 저조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서 모금된 기금은 미 암협회 한인지부가 한인사회에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이용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는 참여도와 모금액이 적을수록 한인 커뮤니티가 제공받고 있는 다양한 서비스의 지속을 어렵게 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난으로 인해 한인들도 어렵게 일상을 꾸려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수잔나양 살리기 캠페인에서 볼 수 있듯 한인들의 정성과 관심은 한 사람의 생명조차 살릴 수 있음을 웅변해주고 있다. 사람이면 누구나 아플 수 있는 만큼 언젠가 나 또는 가족들이 이들 단체의 도움을 요청
할 수 있게 되는 것도 사실이 아닌가?

나 한사람의 관심과 참여가 한인사회의 건강을 지속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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