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칼럼/ 무엇이 가장 소중한가

2006-05-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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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영(주필)

사람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일까. 누구에게나 자기의 생명이 가장 소중할 것이다. 사람이 살아있기 때문에 이 세상을 느끼고 생각하고 사랑할 수 있다. 살아있기 때문에 이 세상이 의미가 있는 것이지 죽고나면 아무것도 아닌 ‘무’일 뿐이다. 그런데 사람은 누구나 일정한 시간
이 지나면 죽음을 맞이하게 되니 생과 사는 시간 문제이다. 결국 사람에게 이 시간 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는 말이 된다.

그래서 시간이 돈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돈이라는 수단이 꼭 필요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귀중한 시간을 팔아서 돈을 번다. 먹고 살기 위해서 시간을 팔게 되는데 시간당 몇달러를 받기도 하고 한달에 몇천달러를 받기도 한다. 자본주의 경제에서 상품의 가치가 가격으로
결정되는 원리에 비추어 보면 그 사람의 시간이 얼마의 대가에 팔리느냐에 따라 사람의 값이 달라진다고 할수 있다.최저임금을 받는 사람은 1년에 1만5,000달러 정도의 수입밖에 안되고 대회사의 CEO는 연봉이 1,500만달러나 되니 1,000배라는 차이가 난다. 사고가 났을때 보험회사에서 보상금을 산정하는 기준도 기본수입에 앞으로 일을 더 할수 있는 연수를 곱해서 금액을 정하니 사람이 평등하다고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렇게 불평등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사람의 값어치는 이런 금전적인
환산뿐 아니라 사회와 가정, 그리고 주위 사람들에게 그 사람이 얼마나 필요한 사람인가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사람에게 이처럼 소중한 시간을 우리는 영원히 간직할 수가 없다. 세월이 쏜살같이 지나간다는 말처럼 우리가 가진 시간은 너무도 빨리 지나간다. 세월은 유수와 같다는 말처럼 한번 흘러간 시간은 되돌아 오지 않는다. 우리에게 아름다운 추억을 남겨준 청춘시절을 아무리 그리워해도
지나간 그 시절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이 아무리 행복해도 이 시간을 붙잡아 매어 놓을 수는 없다. 우리의 인생에서 지금 이 순간은 지금뿐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 이 시간의 소중함을 그 무엇에 비하랴.
그러므로 사람이 인생을 가장 값지게 사는 것은 이 시간을 아껴쓰는 것이다. 사람들은 소중한 것일수록 아끼게 된다. 우리의 생활에 필요하기 때문에 소중하게 생각하는 돈을 함부로 버리거나 마구쓰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만한 가치가 있는 물건을 사거나 서비스를 받을때 대가를
치르게 된다.

그렇다면 돈 보다도 더 소중한 시간을 함부로 쓸 수 있을까. 더 아끼고 알뜰하게 써야 할 것이다.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려면 첫째 건강해야 한다. 사람이 건강을 잃어서 아프면 아무일도 못하면서 시간이 지나가게 되니 시간을 죽이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건강을 잃으면 아픈 시간만 손해
를 보는것이 아니라 수명의 단축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모두 잃을 수도 있다.
사람이 깨어 있지 않고 잠자는 시간도 낭비하는 시간이지만 다음 날의 활동을 위한 에너지의 재충전이란 점에서 낭비만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두번째는 시간의 부가가치를 높혀야 한다. 쓸데없는 일에 시간을 허송세월하지 않고 생산적인 일에 시간을 보내야 한다. 아까운 시간인 만큼 그 시간을 소진할때는 그만한 가치의 소득이나 성과를 얻어내야 한다는 말이다.
시간의 대가로 우리가 추구하는 것이 꼭 경제적 이득만은 아니지만 돈으로 환산해서 말한다면 시간당 10달러를 얻는 것보다는 100달러를 얻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세번째는 쓸데없는 일에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된다. 자기의 일만 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에 남의 일에 간섭하고 트집잡는 것이나 남과 싸우는 일에 시간을 쓰는 것은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다.
사실 자기의 목표가 확고하고 자기의 일에 바쁜 사람은 남에게 신경쓰거나 남과 싸울 시간이 없다. 짧은 인생에서 할 일이 많은데 남을 괴롭히고 싸울 시간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우리는 얼마 남지않은 우리의 시간을 생각 할 때 이 시간이 순간순간마다 가치있는 시간이 되도록 소
중하게 써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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