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오늘은 또 다른 미래

2006-04-1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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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호(취재1부 기자)

미 연방식품의약국(FDA)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몇몇 렌즈 세정제가 시력을 완전히 잃게할 수도 있는 ‘붉은 곰팡이 각막염(Fusarium Keratitis)’을 유발할 수 있다고 최근 발표하면서 한인 소프트렌즈 이용자 사이에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특히 이들 렌즈 세정제 중 한인들이 많이 애용하는 유명 소프트렌즈 제조업체인 바슈롬(Bausch&Lomb)사의 ‘리뉴(Renu)’ 브랜드 경우 조사된 ‘붉은 곰팡이 각막염’ 추정 환자의 다수가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더욱 우려를 낳고 있다. FDA에 따르면 2006년 4월9일까지 미 17개주에서 109건의 ‘붉은 곰팡이 각막염’ 감염 추정 사례가 접수됐고 이중 조사가 완료된
30여명 중 26명이 리뉴 제품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이 보도되자 많은 한인들은 앞다퉈 리뉴 제품을 반환하거나 버리는 사태가 빚어졌다. 몇몇 한인들은 라식수술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기도 한다. 리뉴 제품을 이용하고 있는 한 한인은 “내가 신체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위가 눈인 만큼 실명 위험성은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며 “현재 타사 세정제로 교체했지만 빠른 시일내에 라식수술을 할 계획이다”고 밝히며 불안감을 표시했다.
또 다른 한인은 “뉴스를 접하자마자 바로 약국에 가 리뉴제품을 반환했다”며 “이날 나 뿐 아니라 5~7명에 달하는 한인들이 리뉴제품 반환을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었다”고 밝혔다.


한인들의 걱정은 이해가 간다. 시각을 잃는 것은 정말 심각한 문제다. 이와는 별도로 바슈롬사의 빠른 대처도 눈여겨볼 만하다. FDA는 지난 10일 “붉은 곰팡이 각막염의 원인 조사는 현재 실시중이며 리뉴 제품에 대한 문제점은 아직까지 검증된 바 없다”며 리콜 대신 리뉴제품 사용시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와 함께 렌즈의 올바른 이용법만을 소개했다. 그러나 바슈롬사는 13일 문제가 되고 있는 리뉴 브랜드 세정제 ‘모이스처락(MoistureLoc)’을 자체적으로 잠정 판매 중지하고 나섰다.

살다보면 현재만 보고 미래는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들과 쉽게 만나게 된다. 특히 좁다면 좁은 한인사회에서는 언젠가 자신이 불쾌하게 대했던 사람을 다시 만나는 일이 적지 않다. 그 반대 상황도 물론 발생하곤 한다.
오늘 하루 불편하고 손해가 간다고 평생 지속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쌓아간 덕은 언젠가 돌아오기 마련이다. 지금보다 5분 뒤는 미래인 것처럼 오늘 하루 좀 더 인심쓰고 착하게 보내는 것이 어떨까? 오늘 하루의 선행이 내일을 보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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