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이력서는 자신의 얼굴입니다!

2006-04-1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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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취재2부 차장대우)

바야흐로 졸업과 취업시즌이 다시 돌아왔다. 매년 이맘때면 신문 지면마다 인력 채용 광고가 쏟아지고 졸업을 코앞에 둔 대학(원)생들은 이력서를 들고 분주히 뛰어다니기 마련이다. 이는 올해도 예년과 별반 다르지 않다. 갈수록 취업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오히려 더욱 분주해지는 분
위기다.

최근 전국산학협회(NACE)는 미국의 경기회복에 힘입어 올해 신규 대졸자들의 취업경쟁률은 더욱 높아졌고 덩달아 기업들의 연봉 경쟁도 점차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한인사회는 아직 청년실업 문제의 돌파구를 찾지 못한 한국의 경제상황을 우려해 미국 잔류를 원하는 한인 유학생들이 여전히 많아 한인들의 취업경쟁 역시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를 반영하듯 실제로 미국 내 한인기업마다 올해는 예년보다 많은 이력서들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한인기업의 면접담당관들은 일부 한인 지원자들의 진정한 취업 의지를 의심해 보지 않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력서를 너무 성의 없게 작성한 지원자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모집 분야와 전혀 상관없는 전공학과 출신자의 지원은 그나마 나은 편이라고 한다. 아무런 형식도 갖추지 않은 채 대충 주요 기록만 달랑 몇 줄 나열한 이력서가 있는가 하면 한 쪽 분량도 미처 채우지 못한 쓰다만 듯한 이력서 등 상식을 초월하는 수준의 이력서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
갈수록 지원자들의 평균 학벌이 대졸 차원을 넘어서 이제는 석사학위 소지 이상의 지원자가 점차 일반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도무지 고등학력 이상의 수준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이력서들이 상당수라고 한다.
대학에 지원할 때 입학신청서가 지원자의 얼굴을 대신했듯이 취업 준비생들에게 있어 이력서는 자신을 나타내는 얼굴이라 할 수 있다. 성의 없는 이력서를 제출하는 지원자들은 아무리 좋은 학벌과 경력을 갖췄더라도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데 한계가 있다. 더군다나 이력서는 단순히 지원자의 학벌이나 경력을 살펴보기 위한 것만이 아니다.

이력서를 준비하는 것 하나만 보더라도 지원자가 앞으로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업무를 얼마나 책임감 있게 감당할 수 있는 인물인지를 어느 정도 가늠하는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어떤 분야로 취업하느냐는 앞으로 자신의 일생을 좌우하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아무데나 먼저 붙고 보자는 생각보다는 분명한 목적의식이 필요하다. 또한 취업에 성공한 사람과 실패한 사람의 차이는 이력서 한 장에서부터 출발한다는 점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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