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한인 대형 프랜차이즈를 꿈꾸며

2006-04-0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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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열(취재2부 차장대우)

‘서브웨이’와 ‘맥도널드’는 미국 뿐 아니라 세계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다. 두 브랜드는 전세계에 걸쳐 각각 2만개 이상의 매장을 가지고 있고 지금도 매일 매일 새로 오픈하고 있다. 이 두 브랜드를 키운 사람은 레이 크록과 프레디릭 두루카다.

딕과 모리스 맥도널드 형제가 1940년에 캘리포니아 산버디노에서 창업한 맥도널드는 특색 없는 평범한 드라이브인 레스토랑에 불과했다. 밀크셰이크를 만드는 멀티믹서를 팔던 레이 크록은 서부의 한 레스토랑에서 8개의 멀티믹서를 한꺼번에 구입하는 것을 보고 매장을 직접 방문했다. 그는 맥도날드의 사업성을 한눈에 간파하고 프랜차이즈 권리를 270만달러에 사들였다. 크록은 모든 시스템을 표준화해 맥도날드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워냈다.


대학생이었던 프레디릭 드루카는 대학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고민하던 중 서브웨이라는 샌드위치샵을 오픈, 운영했다. 드루카는 햄버거와 피자 전문점과 차별화된 저지방 건강식이라는 이미지를 부각, 이 마케팅이 성공하면서 세계적인 프랜차이즈점으로 성장했다. 현재 83개국에 2만4,000여개의 가맹점을 보유함으로써 프랜차이즈 전체 순위에서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미주 한인사회에도 어느 정도 이같은 부류에 속하는 이들이 있다. 대학생 시절 용돈을 벌 요량으로 캠퍼스 주변에 소규모 간이식당을 연 후 겨우 몇 년만에 100개 넘는 찰리스 그릴드 서브란 프랜차이즈로 성장시킨 찰리 신 사장. 현재는 미 23개주에 280개의 가맹점이 운영되며 미 프랜차이즈업계로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신 사장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시장의 흐름을 한발 앞서 읽어내는 안목과 도전적인 기업가 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마치 레이 크록과 프레디릭 드루카가 한눈에 맥도날드와 서브웨이의 가능성을 발견했듯이 말이다.

2개월 전부터 본지 금요일자 경제섹션에 ‘유망 프랜차이즈’란 제목의 기획시리즈를 엮어가고 있다. 이번 시리즈를 취재하면서 프랜차이즈를 직접 운영하려는 한인 사업가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게됐다. 하지만 사실 가능성이 엿보이는 아이템은 드문 편이다. 기자의 생각이지만 타 업체의 아이템을 베끼거나 차별성이 부족한 아이템이 대부분이다. 창조적인 기업가 정신보다 한탕주의가 프랜차이즈 업계에 만연해 있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된 새로운 ‘한인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의 출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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