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파리에서 온 역사 교사

2006-04-10 (월)
크게 작게
백만옥(전 고교 역사교사)

카리브해 휴앙지, 이른 새벽 중년여인과 만남이 있었다. 파리에서 온 영어를 잘 하는 역사 교사였다. 인사와 함께 침묵은 그리 오래 계속되지 않았다.
“국민 기본권까지 제한하며 테러전선에 나선 부시를 어떻게 생각하나?” “나는 부시에 두 번 투표한 공화당원이다. 그는 신뢰할 수 있는 인물이다. 이라크 전쟁에 앞서 프랑스가 미국편을 안 든 것은 서구의 일체감을 저버린 행위이다. 테러와의 전쟁에서 그의 결의는 혁명을 수호하
기 위해 정치적 자유를 제한하며 유럽 왕들과 싸운 나폴레옹의 의지를 200년 후 신대륙에서 다시 경험하는 것으로 보면 어떨까!”
“그러나 모슬렘국에 대한 공격은 그들에게 테러를 정당화 시킨다. 독선적인 미국은 로마의 마지막 세기를 보는 것 같다”그녀는 미국의 행동을 위험스럽게 보고 있다.

“기독교 정신은 유럽인의 본질이다. 교회를 떠난 서구 청년들은 항구에 정착해 있는 배 같다. 미국은 할 일이 많으나 권력은 분산되어 있어 약해보이나 자신의 종교를 진리로 확인 시키려는 광신자들의 의지를 꺾고 서구문명사회를 지킬 도덕심과 의지를 지닌 나라임을 인정해야 한다.
유럽인의 수수방관으로 기독교 문명의 퇴보를 가속화시키는 일이다”
“당신은 서구인이 기독교를 버린 것을 염려한다. 사실 세계 인구 절반이 히브리유 계통 종교의 정신적 지배를 받고 있다. 유대교도와 모슬렘은 배타적이고 신의 이름으로 살생에 익숙해 있다. 기독교는 상업화되면서 부패돼 있다. 서구를 본받던 동양에서 자신을 찾는 운동이 있는데
동방의 르네상스가 되길 기대한다”“당신은 휴가를 즐기지만 파리를 불태우는 폭도들은 누구인가? 국제회의가 있을 때 연막 속에서 나타나 방화와 약탈을 일삼는 복면을 한 폭도들은 또 누구인가? 이들은 이교도이고 교회를 뛰쳐나온 미아들이다. 좌익이나 리버럴 학자들은 기괴한 말을 창작해 내어 이들 폭력을 정당화 시킨다.
생선을 무상으로 나누어 준다던 카스트로는 이제는 맨손으로 고기 잡는 방법을 배우라고 백성을 다구치고 공산주의로 도금된 중국황제주의자들은 티베트에서 제국주의 만행을 보여주었다.

역사법칙 집행자로 자처하는 이들 거짓말 집단이 우리에게 무제한의 복종을 강요할 지 모른다”“사람은 먼저 살다 간 사람의 사상의 지배를 받기도 하지만 공산주의는 흘러간 사상이다. 무엇보다 역사 교사의 사명은 학생들이 진리를 확인하려는 어리석음에서 해방시키는 일이다. 국
가에 강대함이나 민족의 영광, 종교 진리를 말할 때 이를 인류문명 발전과 성장에 연관시켜야 한다. 권력이 과격집단에 집중되어 있는 사회에서 이런 교육을 기대할 수 없다”그녀가 이 말을 할때 이념이 다른 인종끼리 공존할 수 있는 화합의 세계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서구의 민주정치 제도가 좀 더 근접해 있다는데 서로 동의한 것이다.역사 교사로서 세계를 보는 눈이 어둡지 않았기에 국적, 연령, 인종 등 모든 것을 초월한 것이다.
출발하는 날 아침, 친구가 된 필자를 찾은 그녀는 로비에서 이별의 인사와 함께 다섯 손가락을 펴 보였다. 5월에 뉴욕에서 재회를 다짐하는 확인의 표시였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