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쉬운 세상

2006-03-1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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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새로 상업용 부동산을 시작한 젊은 에이전트가 어느 날 “상업용 부동산에서 살아남기가 힘들다더니 진짜 실감 나네요”하고 토로하는 게 아닌가. 그는 매일 누구보다 일찍 출근해 가장 늦게 퇴근하며 최선을 다했지만 1년 동안 한 푼도 벌지 못했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또 다른 신참내기 에이전트의 이야기다. LA 다운타운에는 시어즈가 소유한 창고가 있었다. 갓 부동산에 뛰어든 그 에이전트는 겁도 없이 시어즈게 전화를 걸어 도와줄 일이 없냐고 물었다. 시어즈측은 건물의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운대가 맞아 떨어지려고 그랬는지 마침 DHL이 다운타운에 건물을 찾고 있는 것을 알고 그에게 연락을 했다.
그 건물은 몇 천만달러에 거래가 성사됐다. 그의 첫 거래치고는 엄청난 것이었다. 경험이 부족한데다 젊은 혈기라 사실 그는 그 거래가 얼마나 힘든 것인지도 몰랐을 것이다. 어쩌면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업계를 몰랐기 때문에 쉽게 거래를 마무리했을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들은 새 일을 시작하는 것이 무척 어렵다고 생각한다.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주변에서 힘들 것이라는 말에 겁을 먹고 자신감도 잃게 된다. 새로운 도전이라면 미리 겁을 먹고 일을 하면 당연히 힘들 수밖에 없다.
언어학 교수들은 어린이들보다 성인들이 새 언어를 더 빨리 습득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성인들은 그 같은 언어 습득 능력에도 불구 실수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이 두려워 새 언어 배우기가 힘들다는 것. 가능하면 자신에게 편하고, 익숙한 언어만 사용하려는 성향은 외국어를 배우는 데 장애일 따름이다.
론 하워드가 감독한 ‘뷰티플 마인드’라는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 존 네시는 수학의 천재다. 이 영화에서 시사하는 점은 천재들이 답을 얻기 거의 불가능할 것 같은 문제들을 척척 풀 수 있는 것은 그들의 마음가짐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천재들은 그 문제들이 얼마나 풀기 어려운지를 모른다. 풀 수 있다고 확신을 갖고 소매를 걷어 붙이고 달려 붙기 때문에,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여러 방법을 동원해 해결하는 것이다.
내 경우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마다 주위의 사람들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오렌지카운티에서 LA로 옮겨 일을 시작할 때 모든 사람이 힘들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어느 지역이나 그 곳에서 오래 일하며, 그 시장을 주도하는 에이전트들이 자리를 잡고 있어서 그 지역에 파고 들어가기 힘들다고 하였다. 현재의 마켓은 거의 경쟁의 포화 상태이고,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 성공할 기회는 희귀하다고 한다. 이런 지론에 따르면 스타벅스나 월마트는 탄생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어느 기업이고 영원히 성공할 수 없다. 80/20의 법칙이란 책은 다른 이론을 전개한다. 지금의 시장 구조나 어느 경쟁 구조도 완벽하지 않다는 것이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열정적인 노력을 가지면 어느 곳에서도 성공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기존의 구조는 너무 허술해서 새로운 사업이나 비즈니스맨이 성공하기가 너무 쉽게 되어있다고 피력하고 있다. 또한 다수의 사람들이 새로운 것을 갈망하는 것을 간주해 볼 때, 새로 시작한다 것은 불이익이 아니라 큰 장점이 될 수 있다는 지론이다. 권투 시합은 경기 전에 심판이 규정을 설명할 때에 서로 상대를 노려보는 과정에서 결정이 난다고 한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자. 쉽다고 생각하고 들러붙으면 일이 쉽다.


정학정
<상업용 전문 Charles Dunn Co.>
(213)534-3243
www.charlesdun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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