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어린이들이 당하는 성추행 문제

2006-02-0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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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나(뉴욕가정상담소 부소장)

지난주에 뉴욕시에서는 일곱살의 닉스메리 브라운의 장례식이 있었다. 그 소녀는 계부로부터
고문적인 학대를 받았다고 한다. 아이를 의자에 묶어놓거나, 끼니를 자주 주지 않았으며, 심한
매질과 성적인 추행도 했다고 한다.
아이가 목숨을 잃게 된 그 날도 동생이 먹고있는 요쿠르트가 먹고 싶어 동생과 실갱이 한다고
닉스메리를 샤워룸에 데리고 들어가 아이를 발가벗기고 얼음장같은 차가운 샤워물로 덮어 씌웠
고 머리를 심하게 때려 그 소녀는 죽고 만 것이다.
이웃 사람들은 그 아이의 얼굴에 멍이 들어있는 것을 자주 목격하기도 했다. 그동안 닉스메리
의 엄마는 아이를 보호하기는 커녕 남편의 학대에 함께 가담했다고 한다. 7살 아이의 몸무게가
39파운드 밖에 되지 않았다.
뉴욕시의 수많은 사람들은 그 어린아이가 그동안 겪었을 고통과 절망에 대해 가슴 아파했다.
최근에 우리 상담소에서는 어린아이가 당한 성추행 문제로 상담 온 몇 케이스가 있었다. 11세
의 소녀는 공부를 도와준다는 명목으로 집에 자주 오는 20대의 사촌 오빠로부터 1년이 넘도록
강간을 당했다. 이것을 알게된 아이의 아버지는 분노에 차서 우리 상담소에 전화했다.
다른 한 아이는 40대의 계부로부터 여러번 성추행을 당했는데 이것을 알게된 엄마가 전화를 한
케이스이다. 물론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기를 거절했다. 두 케이스 모두, 성추행을 한 가해자들
이 아무에게도 이 일을 말하지 말라고 아이를 협박했다고 한다. 상담소에서는 물론 첫번째 케
이스를 아동보호국에 신고했다(공공봉사기관에 근무하는 모든 사람들은 아동학대 케이스를 보
고해야 하는 법적 의무가 있다).
미국내의 일반 통계에 의하면 여성 4명 중 한사람은 어린 시절 성추행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한다. 이것은 심각한 여성 정신건강문제를 가져오게 된다. 일반적으로 그들 대부분은 다음과 같
은 정신적, 사회적 고통을 갖고 산다고 한다.
열등감과 자신감 부족, 일관성이 부족한 인격, 그리고 막연히 세상이 자신을 거절한다는 생각으
로 인해 사회생활이 원활하지 못하게 된다. 사람에 대한 신뢰성 부족으로 누구와도 친밀한 관
계를 갖지 못해 심한 외로움을 느끼며 눌러둔 분노, 근거 없는 챙피감, 죄책감으로 우울증에 시
달리기도 한다. 그리고 성에 대한 건강한 태도를 잃고 괴로움을 겪게 되거나 간혹 변태에 가까
운 성 습관을 갖게 되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술이나 약물중독자가 되기도 한다. 참으로 여성의
삶에 재를 뿌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물론 어린 시절의 이러한 상처를 가지고 그런대로 삶에 적응하면서 겉으로는 정상적인 삶을 사
는 것처럼 보이는 여성들도 많다. 그러나 그 내면의 정신적인 고통은 대부분 경험한다고 한다.
참으로 무서운 일이 아닌가! 순진하고 밝고 꿈 많은 어린시절을 잃어버리고 산 여성들, 어릴 때
부터 무섭고 부끄러운 비밀을 혼자 안고 살아온 여성들의 아픈 삶. 우리 부모들은 나의 어린
자녀들은 안전한지 살펴보아야 한다(요사이는 어린 아들들도 조심시켜야 한다).
미국내 통계에 의하면 성추행 가해자들 중에는 75%가 아이가 잘 알고있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그 중에는 친아버지, 계부, 삼촌, 오빠, 사촌형제들, 옆집의 친절한 남자, 혹은 가족끼리 가까운
부모의 친구 등등이다. 미국에서는 어린이 성추행에 대한 처벌을 중죄로 다룬다. 이들은 감옥을
나온 후에도 어린이 성추행자라는 낙인이 찍혀 이사 가는 곳마다 그곳 경찰서에 보고를 해야
하고, 경찰은 그곳 동네주민들에게 조심하라는 경고를 하게 되어있다. 이 범죄자들의 어린이 성
추행 습관은 중독처럼 되어 반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피해자 아이들은 먼저 이것은 그들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그들이 믿을 때까지 반복해서 말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가해자로 하여금 법적 처벌을 받게 할 때 아이들은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는 것을 믿고 있을 때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어른들은 피해자 아이들에게 “잊어버리면 된다” “더 이상 이것에 대해 아
무에게도 말하지 말아라” 하고 충고를 한다. 아이들이 겪는 상처가 조금이라도 치유되기 위해
서는 심리치료를 받아야 한다. 부모님들도 상담을 받아 당신들이 겪는 분노와 스트레스 문제를
위해, 그리고 고통받는 자녀에게 도움이 되는 부모 역할을 배워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의사의 진
찰을 아이는 꼭 받아야 한다.
현재의 법조문으로는 닉스메리의 계부와 엄마를 처벌하기에는 부족하다. 즉 25년의 감옥살이
혹은 종신형은 힘없는 아이에 대한 그들의 가혹한 행위에 비해 너무 약하다는 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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