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시대통령 집권 2기의 고전

2005-10-1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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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 리(애틀란타)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은 집권 1기 보다는 2기 때에 많이 고전한다는 징크스가 있다고 한다. 닉슨은 워터게이트, 레이건은 이란 콘드라사건, 그리고 클린턴은 르윈스키 스캔들로 탄핵까지 갔으나 상원 표결에서 부결됨으로써 가까스로 탄핵을 모면할 수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당사자들은 얼마나 충격이 컸을까.지금은 현직 부시대통령이 집권 2기 첫 해부터 수렁에 빠진 장기화 된 이라크 전쟁으로 미군 장병들의 사상자가 계속 발생하고 막대한 전쟁비용이 지출되는 가운데 뉴올리언스 지역을 휩쓸고 간 카트리나, 리타 허리케인 후유증으로 고전하고 있다. 그 가운데 끊었던 술을 다시 입에 댔다고 하는데 여기서 부시의 심각한 고뇌와 어려움을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 거기에다 공화당 2인자 탐 딜레이가 불법 정치자금 위반으로 기소되고, 상원 빌 파리스트 의원의 주식 내부거래로 조사를 받는 가운데 계속해서 악재가 터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은 9.11 테러사건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하면서 사실상 준 전시체제나 다름없는 나라였다. 9.11 때 근 3,000명이 희생되고 이라크전쟁에서 1,900여명이 전사하고, 만여명이 부상하였으며 사실상 국가적으로 장례를 치루는 나라나 다름없는 형편에 이르렀다. 상식적으로 장례를 치룰 때 조문객들은 검은 복장으로 죽은 사람들의 명복을 빌고 애도하는 것으로 아는데 미국 지도자들의 모습을 보면 거리가 조금 먼 것 같다.뉴올리언스 지역을 강타한 재난은 환경보호를 제대로 하지 않아 온실가스가 증가하면서 지구의 온도와 해수의 수온이 상승하면서 허리케인의 위력이 더 커졌다고 하며 미국이 교토의정서에서 탈퇴한 것을 유력 미국 언론에서 비판하였다고 한다.


지난해 지구의 날을 맞이하여 미국에서 신뢰성이 높은 환경단체인 시에라 클럽 칼포프 회장은 ‘부시는 재임기간 중 환경을 악화시킨 대통령’이라고 비난하고 많은 넓은 지역(약 1억3,500만 에이커, 즉 텍사스와 오클라호마 주를 합친 넓이)을 환경보호지역에서 해제하였다고 했다.심지어 메인주 지역 어린이들이 ‘나무는 어린이들이 심고 부시는 나무를 뽑아내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하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9.11 조사위원회 보고서에 의하면 9.11 때도 10개 이상의 정부 정보기관들이 관료주의 시스템의 모순으로 9.11 테러를 사전에 예방하지 못하였다는 뼈아픈 지적이 있었는데도 이번에 다시 뉴올리언스 지역 허리케인도 관료주의 정부 시스템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아서 늑장 대처하여 많은 인명과 재산의 피해를 냈다고 하는데 앞으로는 또다시 이러한 실수가 없기를 바란다.미국의 대통령으로서 성공하려면 겸손, 신뢰, 그리고 국회 상하원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하는데 부시대통령은 이러한 원칙을 잘 지키고 카트리나, 리타 재난을 성공적으로 조속히 복구하고 마무리를 잘 하여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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