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거짓으로 드러난 ‘지하철 테러’

2005-10-1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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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뉴욕시 지하철 테러 위협 경고가 나온 후 시민들은 공포 속에 주말을 보냈다. 그런데 허위제보에서 이 테러정보가 나왔다는 어처구니없는 사실이 밝혀졌다. CNN은 익명의 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 이를 제보했던 정보원이 조사관에게 거짓 정보를 제공했음을 시인했다고 11일
발표했다.

국토안보부는 지난 6일 믿을 만한 정보원으로부터 믿을 만한 정보를 입수, 뉴욕시 일대에 유모차를 이용한 지하철 테러가 있을 것이라는 경고를 뉴욕시에 알렸다. 이에 따라 뉴욕시는 지난 6일 저녁부터 나흘간 시 지하철 일대를 대상으로 경계령을 강화했다가 10일 제보가 허위임이 드러나면서 전면 해제했다. 테러 경계령이 발표됐을 때 뉴욕시 시민들은 2년 전 발생한 9.11 테러로 인한 악몽이 되살아나 나흘간 공포에 떨었었다. 뉴욕시 당국은 이 정보에 따라 즉각 비상경계 체제에 돌입, 시민들이 지하철마다 실시된 검문검색을 받으면서 상당한 불편을 겪었다. 또한 테러에 대한 불안감으로 하던 일을 중단하거나 포기하는 등 활동에도 적지 않은 제약을 받았다. 상인들은 고객의 발길이 끊어지는 바람에 막대한 손실을 보았으며 검문검색으로 인한 시간 지연으로 모든 차량들이 체증을 겪으면서 시 전체가 막심한 경제적 피해를 입었다.

테러경계 강화를 위해 뉴욕시는 매년 연방으로부터 1억3,000만 달러의 예산을 받고 있다. 그러나 사태의 심각성에 따라 이 보다 더 많은 비용이 지출될 수도 있다고 한다. 한번 테러 경계 령이 내려질 때마다 수많은 경찰력이 투입되어 뉴욕시 예산이 엄청나게 소요되고 있다. 그 뿐인가. 이로 인해 시민들이 받는 불편함과 정신적, 물질적 손실은 또 얼마이며 이를 누가 보상해줄 것인가.

물론 테러에 대한 정보가 확실할 경우 즉각 대처해야 함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정보가 허위인지 여부에 대한 확인 또한 결코 소홀해서는 안된다. 한번 경보령을 내리게 되면 피해가 막대하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러므로 당국은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허위정보를 확인하는 철저한 검증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이번 기회에 테러전에서 무엇보다도 정확한 정보가 절대 불가결 요소임을 재인식하여 정확한 정보수집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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