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곡을 사랑하는 한민족

2005-10-0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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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선(뉴욕 예술가곡연구회 회장)

얼마 전, 서울기독교방송국 사장을 역임하고 감리교 원로인 이재은 목사가 이곳 뉴욕에서 말씀을 전한 일이 있다.“오늘날 한국의 기독교가 몰락의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교회가 있어야 할 사랑은 없고 이기주의, 안일주의, 권위주의, 기복주의, 배타, 분열… 등으로 얼룩졌습니다. 우리 믿음의 선조들이 잔악하고 굴욕적인 36년간의 일본 식민치하에서 나라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그 정신을 본받아 오늘의 위기를 극복하는데 우리가 힘을 합해야 합니다”우리는 이 목사가 한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우리 모두가 나만 알고, 내 가족만 알고, 내 교회만 아는 이기주의의 굴레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사회 참여를 통해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고 혼탁한 세상을 밝게 비추는 사회의 등불이 되어야 한다.

지금 조국 대한민국은 황금만능주의와 이기주의가 온나라를 휩쓸더니 전국이 부정, 부패, 비리로 가득찬 국가가 되었다.돈 독과 이기주의는 인간성을 부패시키고 정신 몰락의 위기를 몰고 왔다. 최근 한국일보 기자가 고려대학교 총장을 역임한 한국의 석학 김준엽 박사를 방문하고 마지막 바라는 소원을 묻자 “우리나라가 세상 사람들로부터 존경받는 나라가 되는 것”이라고 소신을 피력했다.


지금 우리는 역대 대통령들이 도둑질하여 쇠고랑을 차고 감옥으로 갔을 때 ‘아주 추악한 한국사람들, 네 나라로 돌아가라’란 치욕적인 저주의 소리를 들었을 때 보다 더욱 악화되어 가는 정신문화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우리 온국민이 크게 깨어나 수치스러운 망국적 부패국으로 전락한 나라를 구하고 만인에게 사랑받고 존경받는 나라로 만들어야 한다.
먼저 우리 모두가 문화보급을 통한 정직성 회복에 힘을 합하여야 한다. 독일도 한때는 동서로 갈라진 민족 분단의 비극에 처한 때가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서로 싸우지 않고 서신 왕래, 문화교류, 친지 상봉… 등등 순조롭더니 10년만에 통일했다.

독일에는 소박, 정직, 지성, 사랑…의 노래인 가곡이 널리 보급되어 있어 국민 거의가 가곡을 사랑하고 즐기므로 가곡의 문화적 자질이 국민정신문화에 주축을 이루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KAL기 폭파, 랑군 테러, 빈번한 강원도 산간 양민 학살… 등 부끄러운 잔악상으로 절대적 대치상황을 이어왔고,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이산가족 등 민족분단의 비극을 안고 있는 까닭은 어디에 있을까?

우리나라에는 가곡 대신 유흥심과 이기심을 조장해주는 반문화적인 유행가가 온 나라 방방곡곡에 가득차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유행가가 범람한 한국땅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은 자연 유행가의 영향을 받게 되므로 정신문화 부재현상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땅 어디를 가도, 한국사람이 모여사는 세계 어느 곳을 가도 유행가로 가득 찼고 유행가의 양산소라 할 노래방이 가득 찼다.나는 10년 간격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작년 세번째로 한국을 방문했다. 매번 방문할 때마다 정신문화의 몰락을 체후로 느낄 수 있었다.

지금 한국땅 어디를 가도 인간의 따뜻한 사랑, 진실, 소박, 겸손, 지성… 등을 만나보기 힘든 슬픈 땅이 되었다. 이 모두가 세기를 거듭하여 반문화적인 유행가가 온 한국땅을 휩쓸어온 결과가 아닌지...우리는 독일 분단의 비극을 종식시키고 통일로 이끈 국민적 가곡 사랑의 교훈을 배워야 할 것이다.우리는 노래를 사랑하는 아름다운 국민이다. 우리 온 국민의 노래 사랑의 정기가 가곡 사랑으로 승화될 때 새 역사는 창조될 것이다. 가곡 보급을 통한 정직성 회복은 온 나라가 부정, 부패, 비리로 물들고 부패국가의 오명을 안고있는 나라를 구출해 내는 가장 시급하고 가장 중대한 구국문화운동이 될 것이다.

가곡의 아름다운 노래소리가 온 삼천리 방방곡곡에 울려퍼질 때 부패풍조는 자취를 감추고 독재자가 설 땅은 없어질 것이며, 민족분단의 비극은 영원이 사라질 것이다.지금도 중국 접경지역에는 굶주림의 고통을 견디다 못해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어온 30만 탈북 난민들이 붙잡히면 처형이 뒤따르는 강제송환의 무서운 공포에 떨고, 매일 매일을 숨어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10월 9일 뉴욕효신장로교회에서는 제 12회 탈북난민돕기 음악회가 열린다. 800여명의 탈북난민들을 한국으로 구출시켰고 2년간 옥고를 치른 탈북자의 아버지 천기원 선교사의 감동적인 생생한 현장체험 간증이 있고 두리하나 선교찬양단장인 마영애 선생이 북한 제작 양금을 연주한다. 이 행사에는 뉴욕의 정상 성악가들이 대거 출연하여 은혜로운 성가와 아름다운 한국 가곡과 세계 명가곡을 독창과 중창의 아름다운 화음으로 수놓는다. 우리는 이 일을 통해 세계평화에 크게 기여할 아름다운 국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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