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심각한 한인 도박 실태

2005-10-0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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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들의 도박문제가 한인사회를 위협하고 있다. 도박문제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지만 최근들어 그 정도가 위험수위를 넘을 만큼 심각하다는 것이다. 상담전문 기관에 의하면 한인들의 도박실태는 한인 가정에서도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데 퀸즈 플러싱 지역에만도 전문적으로 도박꾼들에게 장소를 대여해주는 집이 3곳이나 되고 단속이 심할 때는 도박꾼들이 롱아일랜드까지 원정도박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돈을 받고 상습적으로 도박판을 마련해주는 일명 ‘하우스’에는 돈을 대주는 사람, 접대 여성, 망보는 사람까지 조직적으로 운영, 경찰의 단속을 피해가고 있다고 한다. 도박꾼들이 돈을 잃게 되면 판돈을 빌려준 사람들이 그들의 직장이나 사업체로 가서 급료를 차압해 가기도 한다. 또 도박꾼들이 빌린 돈을 갚기 위해 크레딧 카드를 남발하다 보니 가정 생활이 파탄지경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가족들이 상당한 고통을 받고 있으며 실직에다 이혼 등 가정파탄으로까지 가거나 도박 빚에 쪼들려 야반도주하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요즘 같이 경제가 어려운 때에 열심히 일을 해도 살기가 어려운 상황인데 도박에 빠져서 돈과 시간을 낭비하고, 가정을 파탄지경으로 몰고 가고 있다니 도무지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한인사회에는 이미 오래 전부터 도박으로 인해 사업체나 집을 날리고 패가망신한 사람들이 종종 있었다. 그런데도 그런 현상이 아직까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도박은 도박치료센터에서 조차 쉽게 고쳐지지 않아 치료를 위해 도박센터를 찾은 사람 중에 고치고 나온
한인이 많지 않다는 말도 있다.

도박은 그만큼 무서운 것이다. 한번 손을 대면 폐인이 되다시피 해도 끊기가 어려운 것이 도박이다. 관계기관이 도박꾼들에게 집을 제공하거나 돈을 빌려주는 사람 모두를 처벌의 대상으로 삼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그러므로 도박은 해서도, 방조해서도 안 되는 것이다. 한인들 사이에는 골프장에서까지 거액의 내기 골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것도 도박이다.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도박으로 인해 패가망신하는 일이 없도록 한인들의 경각심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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