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박찬호를 향한 돌팔매

2005-10-0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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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류 임(뉴저지)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해 비관적이었던 한국의 몇몇 팬들과 야구인들은 그가 정상급의 선수로 우뚝 선 이후에도 여전히 호의적이지 않았다. 근거도 없는 소문으로 그를 괴롭혔고 그의 플레이에 대해서도 여전히 냉소적이었다. 근거 없는 소문이란 대략 이런 것들이다. 박찬호가 어느 룸살롱에 단골로 드나들며 술을 퍼 마신다더라는 식의…

불가피하게 한 가지 밝혀두고자 하는 점이 있다. 나는 박찬호가 세상이 모르게 행한 선행들을 알고 있다. 실제로 세상에 알려지고 언론에 보도된 것 보다 훨씬 많은 선행을 박찬호는 해 왔다.내가 그를 만나게 된 것도 우연히 내가 작은 봉사를 하던 입양아 단체에 박찬호 선수가 후원을 해주면서 였다. 경기장 안팎에서 그를 만날 기회가 있었고 때문에 그에 관한 소문들이 단지 헛소문들임을 잘 알고 있다.


한번은 뉴욕에 온 그가 그날 밤 선수단과 LA로 떠나는 비행기에 올랐는데 몇일 후 박찬호를 32가 어느 술집에서 봤다는 사람들의 입방아를 들은 적도 있다. 박찬호에게 잘 가라는 인사를 하고 공항을 나온 내게는 참으로 어이 없는 소문이었다. 참고로 그는 술을 입에도 대지 않는다. 맥주 한잔 해도 좋을법한 자리에서도 그는 단호히 술을 사양한다. 그 태도가 너무나 단호해서 그를 아는 사람은 절대로 두번 다시 그에게 술을 권하지 않는
다.

내가 만난 박찬호는 한마디로 성실한 젊은이요, 자기 몸을 극도로 잘 관리하는 프로 다운 선수였다. 아마도 그의 그 성실함과 직업정신이 그를 정상에 올려놓았으리라. 그런데도 몇몇 사람들은 그에 대해 악소문을 퍼뜨리는 일에 게으르지 않았다. 그것이 시기에서 비롯된 것인지, 그 어떤 다른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참으로 고약한 인심이 아닐 수 없다.성공시대를 열고 다른 팀에 천문학적인 연봉을 받고 스카웃되는 등, 속된 말로 한참 잘 나가던 그에게도 시련이 닥쳐온다.

몇년에 걸쳐 메이저리그 투수들 중 가장 많이 공을 던진 결과로 부상을 당하게 된다.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게 되고, 등판하는 경기에서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박찬호는 소속팀에서 눈총을 받는 신세로 전락한다. 잘 나가던 시절에도 그에게 냉소를 보내던 사람에게는 이같은 호재가 없었다. 이제 대놓고 그를 비난하고 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가 미국에 건너올 때, 그리고 메이저리그 정상에 올라 활약하던 시절에 그랬던 것처럼 호사가들의 입방아는, 그들의 시기와 질시와 냉소와 저주는 끊이지 않았다.박찬호는 이제 그런 일들에는 초연해진 듯 보인다. 묵묵히 자신이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때처럼 그는 초인적인 정신력으로 부상을 딛고 일어섰다. 아직 완전해 보이지는 않지만 선발투수로 꾸준히 경기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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