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몰염치한 자들의 말 바꾸기

2005-09-2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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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국(픽포스터 대표)

금번 재개된 북핵 4차 6자회담에서 북한은 모든 핵 포기와 NPT(핵무기 비확산조약)와 IAEA(국제원자력기구)에 복귀하는 조건으로 적당히 합의가 이루어져 참가국들의 호응을 받았다. 그런데 불과 하루만에 북한은 말을 바꾸어 경수로 제공 시기를 내놓아 다시 한번 난항이 예고되고 있는 상태다.
한번 뱉어낸 말을 밥먹듯 뒤집는 북한의 태도는 진실로 비겁하며 치사한 자들의 전횡이 아닐 수 없다. 녹음기 틀듯 경수로 주장만을 되풀이하던 북한측이 핵 포기와 NPT IAEA 복귀를 공동성명으로 선언하였으면 국가답게 선 복귀하고 후에 자신들이 원하는 대화를 요구하였어야 한다. 그런데 불과 선언 하루만에 북한 외무성이 미국측이 먼저 경수로를 제공하는 즉시 약속을 이행하겠다고 나오는 태도는 결국 대화를 원점으로 돌려놓는 결과 밖에는 되지 않는다. 더구나 한술 더떠 자신들의 주장이 관철되지 않는다면 그 결과는 매우 심각하며 복잡해질 것이라고 공갈 협박까지 서슴치 않는 우매함을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다시 한번 심도있게 북한문제를 생각해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북한의 경제 발전을 도와줄 포괄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어디에서 어디까지가 포괄적인 계획인지는 모르겠으나 저들에게 이리저리 끌려다니며 저들을 돕고자 하는 저의가 도대체 무엇인지 우리 국민들은 그 내심을 자세히 알아야 한다.250조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빚쟁이 나라가 발등의 불부터 끌 생각은 하지 않고 북한 돕기가 우선인 것처럼 하는 현정부의 태도는 과연 무엇인가? 얼마 전 정부는 분명히 북한이 경수로를 중단하는 조건으로 200만 킬로와트의 전력을 북한에 주겠다고 국민들에게 발표했었다. 그런데 북한이 경수로 제공을 강력히 주장하고 나서는 현 입장에서 북한이 NPT와 IAEA에 복귀하는 즉시 경수로 설계 내지 사업 시작 수준의 경수로 제공 관련절차에 돌입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정부의 입장은 무엇인가?


16차 평양 장관급 회담에서 회담 과제는 한번도 논의하지 못한 상태에서 북한측이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언질을 얻어냈다는 기사를 보니 분개감이 치솟아 오른다.까짓것 금강산 구경 한번 못했다 해서 무슨 변이라도 생긴다는 말인가? 이런 기회에 한번쯤 크게 반발하고 마음대로 하라 하면서 큰소리 한번 치지 못하고 통일부장관이라는 자가 회담의 의제를 망각하고 금강산 관광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 동분서주 하였다는 말이 도대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정말로 한심하기 짝이 없다.또한 의제에도 없는 국가보안법 폐지와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지탄하는 저들의 술수에 꼭두각시 놀음으로 일관하고 있는 정부당국자들의 그 태도는 과연 무엇인지...? 차제에 정부는 북한과의 어떤 대화이건 고차원의 강경책과 효율성을 기해 실리를 취하여야 한다.

하찮은 자들의 세 치 혀끝에서 나오는 궤변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상대한다는 것은 우리 모두의 수치이며 국제적인 입장에서도 대한민국의 위신과 권위가 추락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정부는 하나 주면 말을 바꾸고 둘 주면 머리 위에 오르려하는 저들의 간교한 태도를 질타하고 경계해야 한다. 또한 금번 북핵 4차 6자회담에서의 결과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하는 우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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