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칼럼/ 어려운 일을 당할 때

2005-09-0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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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욱(목회학박사)

사람은 살다 보면 어려운 일을 당할 때가 많다. 어려운 일을 당할 때 지혜와 경험을 동원하여 어려움을 잘 극복해 나가야 한다. 절대 좌절해 포기해서는 안 된다. 이 세상엔 자기 자신이 이겨나가지 못할 만큼 큰 어려움은 자기 자신에게 닥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 말을 바꾸어 말하면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란 속담에 비유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이란 약하다. 약하니 어려움을 당하면 쓰러질 수밖에 없다. 쓰러질 때 다시 일어나야 한다. 오뚝이처럼 일어나 다시 걸어가야 한다. 그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 그 때 옆에 누군가가 도움말을 주거나 받쳐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사람이란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갈 수도 있
지만 사람은 또 다른 사람을 살릴 수도 있기에 그렇다. 때로는 억울한 누명을 쓸 때도 있다. 세월이 가면 모든 것이 다 밝혀지지만 그렇지 않은 것들도 있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아는 것을 인간은 모르고 그냥 소문만 믿을 때가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란 헛소문을 좋아하고 그 소문을 떠벌리고 다니는 것 또한 좋아한다. 이런 경우 흔히 자기 자신은 허물이 많은 사람이, 자기보다 덜 허물이 있는 사람을 허물하고 다닐 때가 있다.
이럴 때 일수록 더 참고 견디는 지혜와 용기가 필요하다.


시간이 가야 모든 것이 밝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쉽게 포기하거나 굴복해서는 안 된다. 진실은 진실을 낳고 거짓은 거짓을 낳기에 그렇다. 참아가는 가운데 주위의 도움이 있어서 진실이 밝혀질 때는 그 참음이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도움을 받는 자도 복되지만 도움을 주는 자는 더 복되다 하겠다. 한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는 고등학교 다닐 때 고학을 했다. 그 친구는 학교 다니기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해병대를 자원입대하려 했다. 그 친구는 고학이라는 어려움에 좌절한 나머지 학교를 포기하려고 마음을 먹었던 것이다. 그 때 그 친구에겐 좋은 친구 하나가 있었다. 친구의 어
려움을 알고 마음으로 늘 도와주는 친구였다.

해병대를 자원입대하려든 그가 그 친구에게 자신의 뜻을 알렸다. 그 때 그 친구는 “지금 고등학교를 졸업해 놓지 않으면 더 공부하고 싶어도 못할 수 있다. 그러니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고등학교 졸업장만은 받아 놓는 것이 좋을 게다”라고 조언을 해 주었다. 그 친구의 도움말을
들은 그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그리고 나중에 박사까지 되었다. 사람의 한 평생이란 늘 잔잔한 바람, 훈풍만 부는 그런 세월을 보내는 것만은 아니다. 자연처럼 비바람 눈보라가 매섭게 불어 올 때도 있다. 당당히 비바람 눈보라를 맞으며 앞으로 나가야만 한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도 그저 참으며 극복해 걸어야만 한다. 이럴 때 옆에 좋은 조언자나 후원자가 있다면 죽을 사람도 살릴 수 있다.

말 한마디가 천 냥 빚을 갚을 수 있다. 사람의 세 치 혀가 사람을 죽이는 역할도 하지만, 사람을 살리는 역할도 할 수 있다. 어려움에 처해 있는 사람에게 도움말은커녕 오히려 그를 더 힘들게 하는 말을 한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불을 보듯 뻔하다. 그 사람은 더 힘들어 나중에 죽을 수도 있다. 인류가 존재하기 시작한 그날로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이 땅에 태어나 살다 갔다. 종이에 문자로 남은 그 흔적을 남기기 시작한 후부터 지금까지 또 많은 사람이 역사의 인물들로 그려져 오고 있다. 그 중에 사람답게 살다 간 사람들은 모두가 다 어려움을 극복한 사람들이다. 절대 좌절하지 않고 어려움 중에서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난 사람들이다. 어려움을 당했을 때 그 어려움을 극복하고 사람답게 살다간 사람들 주위에는 반드시 좋은 조언자나 도움을 준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 중에는 부모와 형제자매 혹은 부부와 친척들 또는 친구와 상사와 동료 그리고 스승과 제자 및 선배와 후배들도 있을 게다. 그 어떤 관계이던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조언자가 될 수 있다면 그 관계는 좋은 관계다.

사람은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야 한다. 좋은 만남의 관계 안에서 도움을 주고받으며 어려움을 극복하고 살아가는 것 자체가 아름다운 삶의 관계라 아니할 수 없다. 살면 얼마나 살랴. 주어진 생 길어야 90-100이다. 찰나 같은 순간이라면 순간이다. 왜 남을 모함하며 헐뜯지 못해 안달하면서 살아야 하나. 서로 돕고 서로 사랑하며 살아도 부족한 시간에. 어려운 일을 당할 때 절대 좌절해 포기해서는 안 된다. 솟아날 구멍이 없으면 구멍을 만들어서라도 솟아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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