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방문 다음날 경합주 미시간 찾아…”트럼프 말에 가스라이팅 안돼”
▶ “자동차 산업에 투자하고 노조가 美서 생산하게”…車노조 표심 공략
해리스 부통령[로이터]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4일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인 미시간을 찾아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동차 산업 및 노조에 대한 공약을 비판하고 자신이 중산층과 노조를 위한 후보임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지원 정책 등을 비판하면서 자동차 산업 관계자 및 노조의 표심을 공략하는 것에 대해 트럼프 정부 당시의 기록을 부각하면서 속지 말라고 역설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미시간 디트로이트 교외의 레드포드 소방서에서 진행한 유세에서 "트럼프의 과거 기록은 노동자들에게는 재앙"이라면서 "그는 (그럼에도) 미국 전역의 사람들을 가스라이팅하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 사람은 일생 노조 파괴자(union-buster)였으며 노조 지도자들을 향해 '노조 회비나 빨아먹는 사람들(dues-sucking people)'이라고 불렀다"면서 "대통령으로 있으면서 그는 노동자 수백만 명의 연금을 살리기 위해 손가락 한번 까닥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는 반복해서 노동법을 지키겠다고 약속했지만, 한 번도 지키지 않았으며 파업하는 노동자를 해고하는 것에 대해 농담하고 웃었던 사람"이라면서 "노동 기준을 후퇴시키고 노동법을 위반하는 기업이 연방 계약을 받는 것을 더 쉽게 만든 사람이 누구인지 기억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노동 운동의 실존적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자동차 산업과 관련, "트럼프는 자신이 대통령으로 재직할 때 노동자들에게 단 한 개의 자동차 산업 공장도 잃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디트로이트의 스텔란티스 등을 포함해 6개의 자동차 공장이 트럼프 재임 중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는 자신이 여러분들을 실망시킨 것을 잊어버렸기를 희망하면서 이제 똑같은 공약(空約·empty promise)을 미시간의 주민들에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트럼프는 (과거에) 자신만이 제조업 일자리를 다시 미국으로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지만, 트럼프가 대통령일 때 미국은 20만개의 제조업 일자리를 잃었으며 이 일은 코로나 대유행이 시작되기 전부터 발생했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제조업 일자리를 가장 많이 잃은 루저(loser) 중 한 명"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현장에 있던 미시간 소방관 조합 등 노조원들을 향해 "형제와 자매 여러분"이라고 부르면서 "우리는 속지(fooled) 않을 것이며 가스라이팅을 당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어 중산층을 위한 경제 공약을 소개한 뒤 산업 분야와 관련, "제 계획에 따라 우리는 철강, 위대한 자동차 산업 등 미국을 건설한 산업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첨단 배터리부터 전기차까지 차세대의 혁신 기술이 미국에서 발명될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미국 노조원에 의해 만들어지도록 확실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전날 미국 항만 노동자들로 구성된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가 사측과 임금을 62%로 올리기로 합의한 것과 관련, "어제 우리는 집단 교섭이 갖는 힘의 또 다른 예를 목격했다"면서 "그들은 잘 해냈다. 집단 교섭은 모두를 이롭게 한다"고 칭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시간을 방문한 다음 날 해리스 부통령이 디트로이트를 찾아 강도 높게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하지 말라고 한 것은 노조의 표심이 이전 대선과 달라졌기 때문이다.
상당수의 노조가 여전히 민주당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으나 운수노조인 팀스터스에 이어 국제소방관협회(IAFF)도 이번 대선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팀스터스나 IAFF가 근래 대선에서는 항상 민주당 후보를 지지해왔다는 점에서 두 단체의 이번 결정은 해리스 부통령에게 타격이라는 평가다.
나아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정책이 중국만 이롭게 하며 미국의 자동차 산업을 죽이고 있다고 비판하는 것도 해리스 부통령이 재차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반(反)노조 후보로 규정한 이유로 분석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에도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지원 정책을 "해리스의 전기차 의무화 정책"이라고 주장한 뒤 "미시간 경제와 자동차 산업에 사형선고"라고 비판했다.
미시간주는 북부 경합주 가운데 하나로 자동차 산업과 노조 표심이 승패에 중요한 곳으로 평가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