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허리케인 피해자 돕기에 동참을

2005-09-0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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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시민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시 행정이 중단되고 경찰마저 현장을 떠나고 있다. 상황은 날로 악화, 약탈과 강도가 횡행하는 가운데 주 방위군이 투입됐다. 사망자 수도 계속 증가해 최악의 경우 수천명에 이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뉴올리언스가 물에 잠겼다. 둑이 무너지면서 사
실상 전 시가지가 침수된 것이다. 순간, 이 아름다운 도시, 풍부한 역사유산을 지닌 이 남부의 도시가 공포와 죽음이 지배하는 재난지역이 된 것이다. 이재민만 수십만에 이른다. 미시시피, 앨라배마 등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할퀴고 간 전체지역의 통계를 합치면 그 피해는 가히 천문학
적 수준이다.

말 그대로 최악의 자연재해다. 미국 판 쓰나미로 불린다. 샌프란시스코 대지진, 심지어 고대 로마의 폼페이 대화산 폭발참사와 비교될 정도다. 인명피해도 인명피해지만 경제적 손실 역시 엄청나다. 뉴올리언스에서만 최소 260백억 달러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된다. 게다가 멕시코만 일대의 석유시설이 막대한 피해를 입어 보다 장기적인, 그리고 심각한 경제적 타격도 우려되고 있다.

대참사다. 엄청난 비극이다. 그러나 그 비극을 딛고 감동의 이야기들도 전해진다. 전 직 대통령들이 구호금 모금에 앞장섰다. 텍사스에서, 애리조나에서 사람들이 달려간다. 아픔을 같이 하고 돕기 위해서다. 온 시민이 하나가 돼 구호작업에 나선다. 네 살짜리 꼬마가 구호금 모금에 참여한다. 한 생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돌보지 않는 구호 팀. 대참사가 발생할 때마다 새삼 발견하게 되는 미국의 위대성이다. 그건 피부색과 종교를 초월한 자원봉사 정신이다.

이 자원 봉사대열에 한인도 참여해야 한다. 미국이 상처를 입고 피를 흘리고 있다. 이럴 때 그 아픔을 외면해서는 결코 안 된다. 한인은 더 이상 이 땅의 손님이 아니다. 주인이다. 그러므로 이웃이 아플 때 누구보다 앞장 서 달려가야 한다. 손이 모자라면, 손이 되어주고, 피가 모자라
면 헌혈의 대열에 끼어야 한다. 최악의 허리케인 참사 피해자를 돕기 위해 뉴욕한인회 등 한인사회 각계에서 성금 모금에 나섰다. 이 운동에 전 커뮤니티가 참여해 작은 정성이라도 보태야 한다. 미국사회의 아픔에 함께 하며 치유에 동참하는 코리안-아메리칸의 모습을 보여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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