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민교회 이래도 좋은가

2005-09-0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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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영(보스턴)

본국의 어느 기독교인이 쓴 한국교회 문제점들을 지적한 글을 읽었다. 한국의 교회와 목회자, 성도 모두들 걱정하며 쓴 글로 기독교인인 나 자신에게도 많은 것을 되새기게 하는 글이라 여기 그 내용을 옮겨본다.
글의 내용은 한국의 기독교인이 1,000만을 넘어섰다고 했으며 교회 수도 수만개소에 이르고 수십억, 수백억을 들여 지은 대형 교회가 허다하다고 하면서 한국교회는 세계 기독교계의 기적으로 불리워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회의 바람직하지 못한 문제점들을 지적하면서 날로 어려워지는 사회 타락을 누가 책임질 것인가를 반문도 했다.

헐벗고 병든 이웃, 고아와 장애자들이 구원의 손길을 바라고 있는데도 수십억원을 들여 예배당을 짓고 호화스런 호텔에 숙식하며 엄청난 사례비를 받아 챙기는 이름있는 부흥목사들의 사치행각에서부터 값비싼 호텔에서 드리는 조찬기도회가 진정 하나님이 즐겨받는 예배이며 하나님의 영광을 드높이는 예배 행위인지를 꼬집었다.교회의 도덕성 결핍현상을 염려하는 소리가 교회 주변이나 사회 곳곳에서 끊임없이 들려오고 있음에도 이를 사회에 고발해야 할 언론이나 지식인들은 왜 교회문제에 침묵하고 있느냐고 힐
책도 했다.


지금 우리가 이주해 살아가는 미주 한인사회도 200만명에 이르는 한인인구의 증가 추세와 함께 교회 수도 4,000여개소에 이른다는 수치가 여러 자료에서 발표되고 있다.반면에 한인사회 성장 추세와 함께 이민교회가 한인사회 형성에 교회로서의 구실을 바르게 감당하고 있느냐에 대한 비판의 소리도 만만찮게 들려지고 있다.한인들의 이민이 시작된 구한말과 나라 잃은 민족이 겪어야 했던 이민 선각자들의 고난의 발자취엔 교회와 목회자들의 희생이 있었음을 우리는 이민 100년사를 통해 살펴보고 있다. 더욱 이민이 본격화 된 6,70년대의 열악한 이민환경에서 한인들의 빠른 정착에는 교회와 목회자들의 헌신의 희생이 있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런데 오늘의 이민교회는 어떤 모습으로 비춰져 있는가! 한 마디로 삶에 지친 이민자들의 안식처가 되어야 할 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역할 보다는 돈과 명예를 좇는 세속적인 교회, 하나님이 임재하는 교회 보다는 목회자의 독선이 임재하는 교회로 비춰져 있다. 한인들의 주류사회를 향한 길잡이의 역할 보다는 교회 내부 행사에 치중하면서 목회자들끼리 서로 이름내기 경쟁에 교인들만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꼴이 오늘 우리들의 이민교회 모습이다.세상에 범람하는 물질주의, 목회자가 중심이 된 교회 이기주의, 자질 없는 목회자의 말장난에 놀아나는 교인 아닌 교인들이 교회를 사교의 집합처로 탈바꿈시키고 있다.이민 인구의 감소로 작은 교회는 목회자의 사례비 조차 감당치 못해 문을 닫는 교회가 늘어나고 있는 반면 이름있는 교회는 이런 저런 명분을 내세워 교회를 대형화하는 일에 몰두하면서 수십, 수백만달러의 건축헌금, 선교헌금 모금을 자랑하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그 어느 때 보다도 도덕 불감증으로 삶의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미연방검찰이 한인 매춘조직과의 전면 전쟁을 선포한 가운데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는 부끄러운 신문기사를 읽고 있다. 참으로 놀랍고 충격적인 기사다. 말문이 막힌 놀라운 일이 우리 사회에 휘몰아치고 있는데도 한이사회 차원에서나 중요 언론, 교회서는 못들은체 눈을 감고 있다.
소외받고 방황하는 동포를 구제하는 일에 나서야 할 교회가 눈을 감아서야 되겠는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교회는 세상의 부조리에 눈을 감아서도 도피해서도 안되지만 그렇다고 세상을 닮아서는 더더욱 안된다.물질과 목회자의 이름 내기를 앞세운 교회는 불실 교인도 만들어지게 마련이다.지금 말썽을 빚고있는 한인 맛사지 팔러에 종사하는 한인여인들의 거의가 교회에 출석하는 기
독교인이라는데 놀라움이 크다. 이민교회는 달라져야 한다. 교인도 달라져야 한다. 교회는 인간으로부터 칭찬받기 보다는 하나님으로부터 칭찬받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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