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대로 두고 볼 것인가

2005-09-0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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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요엘(뉴욕중앙장로교회 목사)

나는 플러싱 공영주차장 개발을 반대한다. 그 이유는 상권이 들어와서는 안될 주거지역에 상권이 침해하여 주차공간을 빼앗고 주거지역의 생활 패턴에 심각한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인구밀집지역의 주차공간을 없앤다는 것은 문명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행위이다.

개발저지위원회는 이 개발 반대 문제를 지나치게 플러싱 상인들만의 문제로 인식, 한인사회 전체의 여론을 수용하지 못하고 다양한 한인사회의 반대여론을 무시하는 잘못을 범하고 있다. 개발 반대는 상인들만의 이슈가 아니라 한인사회 전체의 생존권을 침해하는 이슈로 인식할 때 비로소 참여 의지가 높아질 것이다. 따라서 동포의 견해를 배타적이 아닌 존경과 겸허의 자세로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집 앞마당에 장사꾼이 들어와 장사를 하는데 가만히 있을 주인들이 어디 있겠는가? 그런데 한인들은 개발의 부당성과 피해를 인식하지 못하고 사대주의 근성에 사로잡혀 우리의 운명을 스스로 개발하지 못한 채, 남이 나를 도와주기를 바라는 거지 근성을 나타내면서 강 건너 불 보듯이 체념하고 있음은 참으로 슬프고도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커뮤니티센터, 청소년센터 및 시니어센터는 우리 힘으로 건립해야 하며 시 행정부에 재정보조를 요청해야 한다.

한인사회는 이기적 물질중심의 이민생활을 청산하고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휴머니즘과 윤리도덕 및 동족에 대한 기본 양심을 회복해야 한다.
한인교회는 이민 실정에 맞는 영적, 심리적, 물질적 필요를 교우들에게 공급해야 하며, 성서적 교훈의 실천과 성서윤리 실천을 교인들에게 강조해야 한다. 기독교인은 위선과 가식을 버리고 진실해야 하며 또 교회는 달러 소비 중심의 해외선교를 지양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로칼지역을
돌보는 로칼 교회로서 본질에 충실한 목회를 해야 할 것이다.

한인사회는 기존의 노동집약적 비즈니스 대신 주류사회 미국인 상대의 업종을 선택해야 한다. 한인 상대의 업종으로 아무리 많은 돈을 벌었다고 하더라도 한인사회의 경제 발전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한인사회의 부는 전혀 증가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본인은 이미 개발 프로젝트의 부당성을 영문편지로 작성하여 백악관 및 연방 법무부에 발송하고, 뉴욕시의원 50명 및 게리 애커만(Gary Ackerman) 연방하원의원 등에게 서신을 발송하면서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

이제 남은 과제는 플러싱 한인회에서 시장 초청 및 주지사 초청 디너파티 겸 간담회를 개최하여 주민들의 반대 견해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일이다.
공영주차장 개발 프로젝트는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 주차장에 상가가 건설되면 타운은 중국화되어 한인들은 결국 정든 플러싱을 떠나게 될 것이다.

한인밀집 거주지역의 주차장을 사수할 것인가, 빼앗길 것인가? 이 결정은 우리의 선택에 달려있다. 왜냐하면 공영주차장을 뺏긴다는 사실은 곧 우리의 생존권을 빼앗긴다는 사실을 의미하기 때문이다.지금이야말로 한인사회는 민족 자존심과 사회적 양심 회복을 위해 용기를 가지고 과감히 나서야 하며 교회도 이를 위해 특별기도회 등 비상시국 타개를 위해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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