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울 풍물패의 마당극을 보고 나서

2005-09-0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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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오 (선정원)

타이완 회관에서 한인 1.5세, 2세 학생들의 모임인 한울 풍물패의 사회 풍자 마당극 ‘장승 세우는 날’을 보고 참으로 흐뭇함을 느끼게 되었다.
거의 고등학교 학생이 주축인 이 풍물패가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않고 극본에서 연출, 연기까지 거의 완벽한 마당극을 펼칠 수 있었다는 것이 참으로 대견스럽기도 하고 역시 대한인의 피가 흐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렇게 좋은 마당극을 많은 한인 청소년과 한인 지도자들이 같이 관람할 수 있었다면 더욱 더 좋았을 것을 하는 것이다. 한 100여명이 관람했는데 100명 정도는 더 관람할 수가 있었다. 그런데 내가 마당극을 보면서 그냥 우리의 문화를 보는 것 같아서 자아도취가 되어서 하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우리가 미국땅에서 정착하고 사는 것이 여러가지로 힘들고 이방인 같은 느낌이 쉽게 떠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세계가 하나가 되는 시점에 있으며 한 국가의 쇄국적인 사고로는 세계에 말 맞추어 나가기가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이 미국땅에서 미국의 문화를 배우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그래도 가장 세계적인 것은 우리의 것, 우리의 혼이 숨쉬고 있는 일일 것이다. 더욱이 가능성을 느낀 것은 방황하고 있는 우리의 청소년들이 많이 동참하여 같이 풍물 하고 노래하고 하면서 무엇인가 하나의 구심점이 될 수도 있겠다 하는 것이다.이 풍물과 마당극을 영어로 할 수가 있다면 미국사회에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할 수가 있겠고, 많은 미국인들의 환대를 받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바이다. 미국인들이야말로 한 무대에서 뛰고
숨쉬고 같이 어우러지는 것을 많이 좋아하는 것을 느꼈다. 미국인들은 자기를 느끼기 위하여 상대를 찾기 때문이다.

그런 사고가 미국인들에게는 상당히 두드러지는 현상이며 그러기에 정말 잘 다듬어서 처음에는 현지인 학생에게 선보이고 점차 점차 확대해 나간다면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압도할 수도 있겠다 하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청소년들이 우리의 문화에 관심을 갖고 미국에 사는 한국인이라는 자긍심을 심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우리 민족이 단결심이 약한 민족이라는 오명을 씻을 때가 되었고 단군신화에 나오는 한민족의 뿌리는 천자인 단군과 곰과 결혼해서 우리의 뿌리가 된 것이 아니고 선사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곰 부족의 처녀, 호랑이 마을의 처녀를 100일간 수련시켜서 수련을 잘 참아낸 곰족의 처녀와 결혼을 하여 우리 민족의 뿌리가 되었다고 한다. 그것이 진실인지는 우리가 확연히 알 수는 없지만 우리는 곰의 자손이 아니고 천손이라는 것이다.

또한 우리 민족이 형성되고 많은 외침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현존할 수가 있다는 것은 우리 민족의 위대성이라 할 수가 있을 것이다. 우리 민족이 지금까지 900회 이상을 외침을 받았다고 하니 우리의 민족성도 그 외침 속에서 많은 상처를 입었을 것이다.대동단결 속에서도 서로 시기하고 부서지는 마음 속에서 이런 민족성을 형성하였는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위기의 한국인이란 말이 있듯이 위기가 닥치면 대단한 힘을 발휘하는 한국인, 이제는 시기도 질투도 모두 내려놓고 정말 서로 서로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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