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연(가정상담소/청소년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자원봉사는 자유의지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Voluntas에서 유래되었고 자원봉사자라는 영어단어 Volunteer는 라틴어 volo(의지)에서 나왔자. 즉 자원봉사자란 자유의지를 바탕으로 사회봉사를 하는 사람을 뜻한다. 이 개념을 토대로 이해할 수 있는 자원봉사란 내가 지역사회의 주인이라
는 민주주의 시민의식을 갖고 자발적으로 개인이나 사회를 위해 돕는 사람들의 다양한 행위를 의미한다. 이렇게 거창하게 자원봉사의 개념을 설정한 이유는, 이번 기회를 통해 청소년 자원봉사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함이다.
미국인들의 자원봉사에 대한 열정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1992년의 조사에 의하면 18세 이상인 미국인 중 51%가 공식, 비공식 자원봉사에 참여하여 주당 평균 4.3시간 이상씩 봉사했다고 한다. 자원봉사자가 사회에 기여하는 만큼 보상체계 또한 잘 되어 있다. 예를 들어 대학
입시 때 사회봉사 활동점수가 크게 반영되고 직장 이력서에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 등이다. 이같은 보상체계는 한인학생과 학부형들의 꾸준한 관심을 보이는 요소이기도 하다.하지만 직접 이들을 대하는 필자는 청소년 봉사활동의 참의미에 대해 같이 생각해 보고자 한다. 자원봉사 자체는 자발적인 성격을 띄지만 청소년 자원봉사는 완전히 자발적이 아닌 교육적
목적이 가장 크다.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청소년들은 인간 존중, 사회성 개발, 지도력 향상, 공동체의식 함양, 보람있는 여가생활, 그리고 진로 선택에까지 다양한 것들을 배우게 된다. 그런데 때로는 학생들이 원하지 않는데 억지로 부모가 시켜서 혹은 봉사시간(credit hour)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하
는 경우도 있다. 뉴욕가정상담소에서 운영되는 청소년 자원봉사 프로그램은 Youth Community Project Team(YCPT) 멤버들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봉사를 시작할 때와 마무리할 때 학생들의 마음가짐과 목적의식이 달라지는 것을 보게 된다.이 프로그램은 청소년들이 프로젝트를 스스로 구상하고 실천하는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에 결과에 치중하게 되기 쉽다. 혹 프로젝트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때 “이번 프로젝트는 실패다”라고 생각하기 마련이기 때문에 성공적인 결과가 목적이었던 학생들의 대부분은 시간을 낭비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필자가 당부하고 싶은 것은 결과보다는 과정(process)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커뮤니티에 봉사하여 키워진 뚜렷한 목적의식과 긍정적 사고, 기금 마련하면서 힘들었던 경험들, 원래의 계획에 도달하지 못했을 때 해결해내는 능력과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 등은 봉사활동하는 ‘과정’에서만 가능한 교육이다.결국 청소년 자원봉사는 교육에 의미를 두고 진행되기 때문에 봉사활동 지도교사나 학부형, 그리고 커뮤니티 내에서도 이들이 세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서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봉사를 통해 누군가를 돕고자 한 마음에 박수를 보내야 할 것이다.
처음 ‘YCPT에 왜 나오냐’는 질문에 10명 중 7명은 credit hour를 받기 위해서라고 대답한다. 그러나 한 프로젝트를 끝낸 후에는 누군가를 도울 수 있고, 한인 커뮤니티에 대해 더 알게 되서 좋다는 말을 한다. 필자는 자원봉사를 단순한 선행이나 대학에 가기 위한 수단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교육의 일환으로서 학부모들과 지역사회에 더 큰 관심을 보이며 적극 지지해 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