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블루 오션(Blue Ocean)

2005-08-3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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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찬(취재2부 차장)

한국에서는 ‘블루 오션’에 대한 개념이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때로는 지나칠 정도로 호들갑을 떤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다. 하기야 속 내용은 차치하고라도 그 말을 입에 달고 살아야 ‘정상인’ 대접을 받는 한국 사회의 특성을 모르는 바 아니니까 당연한 현상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단순히 호들갑으로 넘길 수는 없는 것 같다. 그 말의 개념이나 앞으로의 방향 문제에서 한인 비즈니스에도 상당히 도움이 되는 논리이기 때문이다.

블루 오션은 가치 혁신론의 창시자인 김위찬 교수와 르네 마보안 교수가 쓴 책인 ‘블루 오션 전략’에서 나온 말이다. 반대말은 레드 오션(Red Ocean)’.이 책에 따르면 세상에는 ‘블루 오션’과 ‘레드 오션’으로 이뤄진 시장 공간이 있다. ‘레드 오션’은 현재 존재하고 있는 모든 산업과 알려진 시장 공간을 말하고, ‘블루 오션’은 존재하지 않는 모든 산업과 알려지지 않은 시장 공간을 말한다.레드 오션에서는 산업 경계가 이미 정의되어 있고, 이를 수용하고 있어서 게임의 경쟁 법칙이 잘 알려져 있다. 따라서 레드 오션의 회사들은 존재하는 시장 수요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경쟁사보다 우위에 서려고 노력하지만 경쟁사가 많아질수록 수익과 성장에 대한 전망은 어두워진다.


반면에 블루 오션에서 시장 수요는 경쟁에 의해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창조에 의해 얻어진다. 이곳에는 높은 수익과 빠른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엄청난 기회가 주어지고, 게임의 법칙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경쟁이 무의미하다는 것.이 책은 108개 기업을 10년간 연구한 결과 새로 출시된 상품의 86%가 기존 라인 확장 제품이었고, 14%만이 새로운 블루 오션을 창출한 제품이었다. 그러나 이 14%에 속하는 제품이 기업 수입의 38%, 수익의 61%를 차지했다고 소개한다. 이 블루오션은 생산 뿐아니라 서비스 등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 해당된다.

블루 오션 전략은 어떻게 경쟁자를 앞지를 것인가에 대한 시장 경쟁 전략(레드 오션 전략)이 아니라, 경쟁을 피하기 위해 이미 설정된 시장 경계를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가에 대한 ‘시장 창조 전략’인 셈이다.간단히 얘기하면 블루 오션 전략이란 가치 혁신이란 공급자 위주의 관점에서 고객 중심의 관점으로, 경쟁 중심에서 가치 혁신 중심으로 관점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거창하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한번쯤 사고의 전환이라는 차원에서 한인 비즈니스의 틀을 점검해보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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