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학부모 당부, 자녀에게 약 된다

2005-08-2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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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년을 앞두고 자녀들에 대한 부모의 당부 한 마디가 자녀들의 새로운 학교생활의 문제 예방에 크게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유니버시티 팍 펜실베니아 주립대학에서 최근 열린 미 심리학회 정기 발표회에서 나타난 연구결과에 의하면 대학 입학 전에 부모와 함께 자녀
들이 술이나 마약, 성, 흡연 등에 관해 건설적인 대화를 나누게 되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대학생활에서 훨씬 절제된 생활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것이다.

동 교의 생물행동학과 교수가 매년 학생들의 대학생활에 대한 정기 설문조사를 토대로 한 이 연구결과는 술과 마약, 성, 흡연 등에 관해 부모들이 자녀와 구체적이고 건설적인 대화를 이끌어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반증하고 있다. 무관심 상태에서, 또 바쁘고 피곤하다는
이유로 자녀들에게 아무런 당부나 조언 없이 무작정 대학을 보내는 상당수 한인학부모들에게 이는 상당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내용이다.
그만큼 한인부모들은 대학에 노출돼 있는 많은 문제들에 대한 심각성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고 자녀들을 대학에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적지 않은 한인학생들이 대학에서 술과 마약, 성, 흡연 등의 유혹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학교생활을 제대로 못하거나 도중 탈락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대학이란 가정을 떠나 자유로운 생활을 하게 되는 곳이다. 그런데도 아무런 사전 지식이나 준비 없이 학교생활을 맞게 되면 문제시 학생들이 얼마든지 유혹에 흔들릴 수 있다. 특히 마약복용으로 인해 대학생 사망자가 생겨나고 마약의 심각성과 폐해가 강조되는 이 때 발표된 이번 조사결과는 새 학년을 앞둔 대학신입생과 학부모들에게 경종이 되고 있다.


대학은 학생들에게 공부 외에 특별히 관심을 갖고 방향을 제시해주는 안내자가 있는 곳이 아니다. 모든 것을 자율적으로 해나가고 또 스스로가 개척, 발전시켜나가야 되는 곳이다. 쌓이는 스트레스나 갈등도 각자가 해결해야 한다. 이런 점을 미리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지도해주고 알려
준다면 자녀들의 학교생활은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갈등이나 충돌 시 따르기 쉬운 유혹에서도 어렵지 않게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학생들은 학교에서 생기는 스트레스나 갈등을 쉽게 마약이나 술, 성, 흡연으로 풀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학생들이 학교에서 잘못된 유혹에 빠지는 것은 이번 조사결과가 아니더라도 부모들의 지도여부에 선차적인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개학도 얼마 남지 않았다. 자녀들이 학교생활에서 문제가 없으려면 부모들이 노출된 각종 문제점들에 대해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자녀들과 대화를 많이 나누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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