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한인단체 각성해야 한다

2005-08-2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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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뉴욕시의회가 청과 및 식품업소의 좌대 규정을 대폭 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관련 한인단체들이 무기력하고 소극적인 대응을 한 것은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이번 좌대 규정의 강화로 업소는 신규 좌대 설치와 기존 좌대의 허가 갱신이 어려워져 매출에 타격을 입게 되었을 뿐 아니라 좌대 허가비용도 종전보다 3~7배나 오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그런데 소기업센터가 청과협회와 식품협회에 법안 저지운동을 제안했으나 큰 호응을 받지 못해 저지운동을 효과적으로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더우기 이번 법안은 플러싱 출신 중국계의 존 리우 의원의 주동으로 이루어졌다. 한인타운을 대표하는 시의원이며 동양계인 리우의원이 한인 주종사업에 큰 타격을 주는 법안을 주동한 점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한인단체들이 이 법안을 저지하는데 단합된 힘으로 강력히 대처했다면 한인타운의 시의원이 그런 법안을 주동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법안이 통과된 후 식품협회가 리우의원에 항의하는 시위를 할 계획이라고 하지만 법안이 통과된 지금 어떤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한인사회에는 지역과 직능을 대표하는 많은 단체들이 있다. 이 단체들이 회장이나 이사장 등 타이틀을 만들어주기 위해 있는 것은 아니다. 단체의 목적에 명시되어 있는 것처럼 회원들의 권익을 향상시키는데 그 존재 목적이 있는 것이다. 회원들의 발전을 위한 대책을 모색하고 회원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각종 법규와 단속의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단체의 할 일이다.


한인사회에서는 이런 단체활동을 통해 많은 한인들에게 실익을 준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네일협회의 경우 뉴욕주에서 네일면허와 왁싱면허제도가 실시되었을 때 주당국과 교섭하여 기존 종사자의 면허를 쉽게 받을 수 있는 특혜조치를 받아냈다. 이와같은 협회의 노력으로 네일업이 한인 주종산업으로 탄탄한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지금 한인업계는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는 경제여건 속에서 힘겹게 버티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업계마다 단합된 힘으로 대책을 모색해야 하는데 그 단합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것이 단체이다. 한인단체가 할 일이 많은 이 때 업계에 영향을 주는 변화 앞에서 단체가 두 손을 놓고 앉아 있
어서는 안된다. 이번 좌대규정 강화를 계기로 한인단체들이 각성하여 회원들의 권익 옹호를 위해 적극 대응해 줄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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