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현대자동차

2005-08-1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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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훈(센트럴 커네티컷주립대 경제학 교수)

“나는 가는 곳마다 내가 재임시에 택한 정책에 불만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언제나 데모를 합니다. 그런데 오늘만은 현대자동차의 준공식 덕분에 아무도 나에게 시위를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렇게 따뜻한 환영을 하여주니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이 뜻깊은 날에 축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미국의 제 41대 부시 전 대통령의 축하 인사의 시작이다.아들(현 대통령) 자랑, 정몽구 현대자동차회사 회장의 칭찬과 4년 전에 한국에 가서 즐거웠던 일, 그리고 한미관계는 언제나 우호적이요, 이렇게 자동차의 생산을 미국에서 하게 된 한국의 기업을 대환영한다는 요지였다. 그리고 거기에서 생산된 소나타 제 1호에 부시대통령, 정회장 및 내외 귀빈들이 서명을 했다.

지난 5월 20일 앨라바마주의 수도 몽고메리에서 3년간의 시일, 11억달러의 투자로 완공된 최신식 자동화 시설을 구비한 현대자동차의 준공식은 2,000명이 넘는 하객들로 성대하였었다. 시에서 기증한 210만평 부지(90만평인 여의도의 2배 이상)에 40개의 건축회사, 및 총 5,500명의 고용으로 완성되었다.그날의 지방신문 Mongomery Advertiser는 현대의 소개로 두툼한 특집호를 발행했었다.


자체의 연구 및 개발과 설계로부터 생산, 판매까지 품질관리와 10년/10만마일의 보증 등은 어느 자동차회사 보다 후한 약속이다.정몽구 회장과 부시 전대통령에 이어 라이리 앨라바마 주지사, 브라이트 시장을 비롯한 내외 귀빈들의 축사는 정회장의 덕분으로 한국과 한국인을 그렇게도 칭찬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 한국과 미국은 이만큼 돈독하며 유대관계가 더욱 강하다는 연설이 공통된 내용이었다. 몽고메리시 전체가 ‘현대의 축제’ 같았다.

1986년 포니(미국명은 엑셀)가 미국에 첫 수출을 시작한지 19년만의 거사이다. 누구나 연속극 ‘영웅시대’를 보았으면 알겠지만 현대의 정주영 회장의 개척자 정신으로 온갖 노력에 이어 시련과 고통, 시행착오와 좌절, 그리고 크나큰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감격을 체험하게 되었다.

1962년에 제 1차 5개년 경제발전 계획이 시작된 후 이후 수출주도형 정책으로 우선 섬유제품, 신발, 가발, 합판, 전자제품 등 주로 노동집약적인 상품에 의존했었다. 미국 소비자들의 인식은 ‘한국제 상품은 싸지만 품질은...’ 하는 평이었다.그런 와중에 현대에서 자동차를 수출하게 되었으니 “한국도 이제는 자동차를 수출할 수준의 경제가 발달되었느냐?”고 할 만큼 코리아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었고 교포들의 위상이 한 계단
올라갔다. 덕분에 우리 모두가 긍지를 갖게 되었었다.

미국 어느 곳이든 주차장이나 고속도로에서 현대자동차가 미국을 비롯하여 세계 공업국이 수출하는 자동차와 ‘어깨를 겨누어’ 경쟁하고 있는 모습을 매일 목격하는 바다. 정말 자랑스럽고 상쾌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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