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지혜의 눈’과 ‘마음의 문’

2005-08-0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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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현(심장내과 전문의)

4,700만의 대한민국 국민은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 있을까?
먼저 경제적 측면을 보자.수백만명의 신용불량자, 수십만명의 청년실업, 평균소득 2만달러가 넘는 나라의 노조 보다 더 많은 임금을 받는 거대한 투쟁적 노조, 널뛰듯 올라만 가는 부동산가격, 외국에 진 국가 빚 200
조원 이상으로 국민 1인당 415만원 빚이 있고 금년 재정경제부가 확정한 국내 세입 예산을 보면 200조원, 국민 1인당 세 부담은 342만원이다. SK(주) 주식을 매각해 거의 9,400억원의 이익을 올린 소보린 챈들러 형제가 뉴질랜드 금년 최고 부자로 꼽혔다. 고작 그들이 낸 세금은 150
억원에 불과했다.

두번째로, 세계 정치 속의 현주소는 어떠한가?중국의 군사, 경제력은 가히 폭발적이다. 올해 중국의 무역흑자는 지난해의 두배인 800달러이고
동북공정(국력팽창)과 화령굴기(중국은 친할 수 있는 나라)라는 강온 이면정책과 외교로 우리의 고구려 역사를 중국 역사로 주장하며 육자회담의 주최국이 된 중국의 자신감, 오만함, 독도는 일본 시마네현의 ‘竹島’라고 역사 왜곡 교과서를 방관하고 일본 방위백서는 “독도는 일본
영토”라고 발표했다.진행중인 6자회담에서 몽니하며 초를 치는 일본, 회담 성사를 원치 않는 일본, 지금 얼마나 군사대국으로 가고 있는가? 지금 미국은 새로 떠오르는 중국 견제용으로 인도를 껴안았다. 점점 경색되고 부정확한 미래의 한미 동맹관계와는 반대 방향이다.


세번째로, 환경과 보건, 복지상황은 어떠한가. 아주의대 예방의학 장재연 교수 통계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 15세 미만 호흡기질환 사망자의 경우 인구 10만명 당 0.72명으로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조사국 25개국 중 6위로 높고, 대기오염으로 인한 대기중 먼지 오염도(도심인구 가중치 적용)는 평균 OECD국의 2배가 높다. 수질환경질환 지표인 수인성 장질환 사망자는 인구 10만명 당 12명으로 OECD 회원국 중 터키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것이다.

우리나라 경제가 세계 10위인데 환경보건 수준은 조사 대사국 중 최하위인 20위권 밖이다. 국내총생산(GDP) 중 보건지출액 비중이 5.6%에 그쳐 30개 회원국 중 최하위임이 OECD 금년 발표에서 드러났다.(OECD 평균비중 8.6%).첩첩산중, 폭풍전야 같은 한 치도 앞을 못 보는 세계 정세, 경제, 외교의 난제들로 둘러싸여 있는 한국, 청년실업, 사오정, 오륙도, 퇴출로 이어지고 널뛰는 부동산가격, 그러나 바닥치고 있는 한국 서민경제, 구멍 뚫린 외국자본 관리정책, 또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의 보건복지국, 회원
국 중 최상위의 환경오염국,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의 국내, 국외의 현주소다.

대선후보 시절 노후보를 지키자는 문성근의 연설을 듣고 울기 시작한 노무현 대통령은 “못해 먹겠다” “여소야대 때문에 정치가 힘들다” “칭찬해 주는 신문이 없다”라며 언제까지 울고만 있겠는가?또 대답 없는 연인에게 ‘대연정’의 연서만 띄우고 있다. 소아병적인 집착, 파라노이드(편집성)적 코드 인사행정, 잘못과 모름(무식)을 인정 안하는 소인배적인 오만함과 철학 등이 계속 지적된 문제점들이다.

노대통령이 시야를 넓게 보려고 쌍거풀 수술을 했다. 고치려면 ‘마음의 문’을 넓히고 ‘지혜와 비전의 눈’을 크게 하여야 할 것이다.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비평, 반대, 동조 않는 사람, 단체 및 정책을 포용, 수용함이 현명하고 덕목있는 대통령이요, 사랑과 존경받는 국가 수반일 것이다. 지혜와 총명의 눈을 크게 뜨고 분초를 아껴 연구, 공부하고 심사숙고하되 각 분야의 전문가와 실무자의 국민과 국가를 위한 의견, 책망, 계획을 즐겁게 듣고 세워진 큰 틀(원칙, 이상) 안에서 순리대로 풀어가고 인내와 신뢰 속에 말보다 실행 등으로 옮기는 노력과 지속적인 실천만이 앞에 지적한 태산같은 문제들을 해결하며 국민들에게 용기, 꿈, 희망을 심어주는 첩경이 될 것이다.크게 넓히려면 ‘지혜의 눈’과 ‘마음의 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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