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보다 효율적인 문화지원책을 기대해 보며’

2005-08-0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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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혜(취재2부 부장대우)

한국 정부 지원을 받아 뉴욕 카네기홀이나 링컨센터 무대에 서는 한국 공연물은 지원액이 보통 10만~20만 달러는 족히 넘는 것으로 안다. 지방 자치제 발달로 각 시의 예산도 넉넉해졌는지 지방 공연단의 뉴욕 카네기홀 공연도 종종 볼 수 있게 됐다.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정부 지원하의 공연물이 쏟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한국 전통 무용이나 국악 공연 등 한국 문화를 알리는 공연물에 대한 정부 지원은 과거에 비해 크게 늘었다고 본다.뉴욕 문화계를 취재하다 보니 국가나 한 기업의 작은 도움이 한인 예술가나 한국 문화 알리기에 큰 도움이 되는 경우를 종종 목격한다. 주변에서 재능있는 예술가들이 ‘한국정부에서 조금만 도와주면 좋으련만’이라고 탄식할 때 가끔 내용보다 외형적으로만 겉치레한 공연물에 대한 정부 지원 규모를 접하곤 참 비효율적이란 생각이 든다.예술가 개인이나 상업적이라는 이유로 미 주류 사회에 효과적으로 한국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외면하지 않았나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아시아 최초의 오프브로드웨이 장기 공연작품인 난타가 며칠전 막을 내렸다. 기자는 취재차 지금까지 일곱 번이나 공연을 보면서 공연내내 시종일관 웃음을 참지 못하는 미국 관객들을 보며 조금만 버티면 비슷한 장르인 오프 브로드웨이 히트작 스텀프에 못지않은 흥행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란 느낌을 받았다. 과거에 비해 나빠진 뉴욕 브로드웨이 시장의 경기상황과 낮은 인지도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뉴욕을 철수하는 난타팀의 한 관계자는 ‘분명 작품성에서 스텀프에 못지 않고 관객 반응도 나쁘지 않았지만 비싼 대관료를 몇 년간 지속적으로 내며 입장권 수입에만 의존하기에는 버거워 막을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얼마 뒤 뉴욕에서 열리는 한 공연의 경우 한국 정부기관으로부터 수십만달러의 지원을 받았다는 얘기가 들린다. 물론 한인 1.5세나 2세들, 미국인들에게 우리 문화를 알린다는 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은 좋은 일이나 진정 미국인들에게 효과적으로 한국을 알릴 수 있는 상품이 무엇인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보다 효율적이고 현실성있는 지원책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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