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학교 보내기 겁나는 세태

2005-08-0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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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즈의 베이사이드에 있는 카도조 고등학교에서 지난주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 학교의 한 교사가 미성년자인 여학생과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체포된 것이다. 이 학교에서는 올해초 또다른 한 교사가 웹사이트에 음란물을 게재한 혐의로 체포된 적이 있다.

베이사이드는 뉴욕시에서 가장 우수한 26학군 지역이며 부촌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지역이다. 카도조 고등학교는 이 학군에서도 가장 우수한 학교로 정평이 나 있다. 자녀 교육에 열성적인 한인학부모들은 베이사이드 지역을 선호하여 이곳이 한인중심타운으로 급성장하고 있으며 카도조 고등학교에는 한인학생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 이처럼 한인학생이 선호하는 우수학교에서 이번 사건이 났다는 점에서 충격은 더욱 크다.

카도조 고등학교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지경이니 다른 학교는 더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지난 4월 베이사이드 고교에서는 술취한 남학생이 여학생을 성폭행한 사건이 있었고 리틀넥의 한 중학교 음악교사는 지난달 미성년자 성추행 미수 혐의로 체포되었다. 뉴욕시의 공립학교에서 지난해 12월부터 지금까지 학생과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체포된 교사가 8명이나 된다고 한다.그렇지 않아도 교내의 총기난사사건과 범죄사건, 왕따 행위의 빈발로 학교가 위험지대로 전락해 왔는데 이제는 교사들마저 믿을 수 없게 되었으니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학교가 이처럼 위험지대가 된 것은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의 도덕적 가치와 준법정신이 타락한데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자녀들을 안심하고 맡겨야 할 학교마저 이처럼 안전지대가 아니니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학교 보내기가 정말로 겁난다고 한다. 그렇다고 하여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을 수도 없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자녀들을 학교에 보낸다고 학교에만 맡겨놓을 것이 아니라 자녀들에게 더 많은 신경을 써 주어야 한다. 학업성적 뿐만 아니라 올바른 학교생활과 교우관계가 이루어지도록 관심과 지도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또 한인학생들이 많이 다니고 있는 학교에는 한인학부모회가 있는데 이 한인학부모회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학부모 개개인 보다 학교내의 정보를 많이 수집 할 수 있고 학교에 집단적인 의견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내의 문제점을 재빨리 찾아내 한인학생들이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문제 교사, 문제 학생의 파악과 학생보호대책에 한인학부모회가 앞장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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