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래도 되는가”

2005-08-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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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뉴저지 리버에지)

지난해 17대 국회가 개원하자 국회의원들이 자발적인 정책연구 활동을 돕는다는 취지에서 51개의 의원 연구단체에게 국고금 5억8,383만원을 지원한 사실이 있다. 지난해 연말가지 총 정책연구보고서는 73건에 불과하며 그 중 14개 단체는 1건의 보고서도 제출치 않고 지원금은 거의 다 사용하고 오직 2,647만원만을 불용액으로 처리되었으니 그 기간 동안에 각 연구단체당 평균 1,093만원을 사용한 셈이다.

그 내용을 검토해 보면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모 연구단체는 지원금의 거의 절반을 식사대로 사용했는데 한 차례 간담회 때마다 회원 6명이 고급 음식점에서 1인당 10만원이 넘는 코스 요리를 먹었다. 연말에는 63빌딩의 중국식당에서 부부동반 모임에서 185만여원을 식대로 지불한 사실이 있는가 하면 현장출장 조사라는 명분으로 금강산과 백두산 관광의 비용으로 사용한 사실이 있다.


또 다른 연구회는 한 차례의 세미나와 4차례의 간담회에서 여의도의 일식과 중식의 고급식당의 식사대로 무려 393여만원을 사용하고도 보고서는 한 건도 없다. 또 모 경제포럼 소속 의원들은 1건의 보고서도 내지 않고 소속의원 일부는 세미나 중 오찬대라고 하며 고급 나이트클럽에서
새벽 3시에 영수된 것으로 처리되었다. 연말에는 기념품대라고 하며 제과점에서 한과선물세트를 개당 6만원짜리 15세트를 구입하여 소속의원 15인끼리 나눈 심증이 있다. 또 모 연구회는 교수 1명을 초청한 강연회에서 특급호텔 중국식당에서 식사비용으로 무려 256여만원을 지출하였다.

51개의 연구회 중에서 14개 단체는 1건의 보고도 내지 않고 그 중 6개 단체는 지원금 1,117만원 전액을 남김없이 사용한 사실이 나타났다. 재외동포연구회는 단 1건의 정책보고서를 내면서 서울 여의도의 한 문방구점에서 한번에 100여만원 어치의 문구류를 구입한 사실이 있고, 모 국회의원 모임은 송년잔치로 185여만원을 사용한 사실이 있다. 모 연구모임은 지난해 하반기 동안 “방사성 폐기물 관리 법제의 문제점과 정비방안” 등 6건의 보고서를 제출하고 5명의 회원이 송년모임에 불과 3만2,000원을 알뜰하게 썼다. 또 다른 단체도 8명의 송년모임에서 11만원 정도만을 쓰며 검소한 모임을 가졌다.민족 대통합을 위한 연구모임 단체에서는 지원액의 절반이 넘는 703만원을 반납했으며, 남북교류협력의원 모임은 ‘여론조사를 통해 본 개성공단 성공을 위한 당면과제’ 등 3건의 정책보고서를 발간하고서도 전액을 사용치 않고 223만8,200원을 반납한 사실이 있다.

한민족 평화 네트워크 모임은 ‘북한 이탈 주민 정착 지원을 위한 지역사회 모델에 관한 연구’ 등 무려 7건의 보고서를 냈고, 한국의원 외교 포럼도 ‘최근 한국정세와 주요 외교 현안’ 등 3건 등의 보고서를 낸 적극적인 연구활동을 한 단체도 있었다. 이런 정책활동 연구 지원금은 어디까지나 의원들이 보다 더 적극적으로 국가와 민족을 위해 건설적인 새로운 안건을 창출키 위해 지원한 것이지 예외의 목적에 사용하라는 것이 아니다.
이 지원금이야말로 국민 한사람 한사람의 피와 땀을 흘리며 국가에 바친 돈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하고 앞으로는 공정하고 적극적인 의정활동을 통하여 국민들로부터 더욱 더 신망을 얻으며 밝은 희망의 날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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