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이웃 청년 같은 경찰을 바라며

2005-08-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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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호(취재1부 기자)

최근 한인과 사복경찰이 서로 “폭행했다”, “안했다”고 팽팽히 맞서는 사건이 발생,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또한 지난 7월 발생한 런던 폭발 사건 이후 뉴욕시내 대중 교통시설 등에서 실시되고 있는 가방 검색 등이 특정 인종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는 말도 떠돌고 있다.

이같이 경찰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과 불만이 높아지자 뉴욕시경측도 시민들과의 관계를 호전시키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청소년 선도 프로그램운영과 커뮤니티 프로그램 참여, 범죄예방 세미나 개최 등 종전과는 다른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믿음을 얻기는 쉽지만, 믿음을 되살리기는 힘들다’는 말처럼 이같은 활동들이시민들로부터 전폭적인 신뢰감을 되찾아 올 수 있을지는 두고 보아야 할듯하다.


지난 3일 플러싱에서 개최된 ‘전국범죄예방의 밤’ 행사 역시 경찰의 신뢰 회복 차원에서 기획된 듯 했다. 취재를 하면서 이 행사 역시 그리 큰 성과가 나오지 않을 것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범죄예방 홍보 및 주민들과의 친목을 도모하는 행사인 만큼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과 레이몬드 켈리 뉴욕시경국장등 많은 인사가 참여했지만 프로그램 진행과 행사 내용만으로 볼 때는 준비가 부족했고 너무 산만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땀을 뻘뻘 흘리며 4시간30여분동안 햄버거와 핫도그를 구워 주민들에게 넘겨주는 경찰들과 행사 기간 모여든 아이들에게 춤을 가르쳐 주는 경찰의 모습을 보면서 생각이 점점 달라졌다.

진지하게 주민들과 어울리려는 이들에게서 “단순히 시민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억지 춘양이나 단순한 쇼맨십은 아니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막판에는 옆집 아저씨 또는 이웃사촌 모습을 엿볼 수 있었고 이 행사가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판단했다.사건·사고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공권력을 행사해야 하는 경찰들과 자신들의 안전과 권익을 찾기를 바라는 시민과의 마찰은 어쩌면 피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보다 나은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서로간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도 사실이다. 이웃집 청년같은 경찰들의 모습속에서 ‘전국범죄예방의 밤’ 행사의 성공을 보았던 것처럼 보다 중요한 것은 다양한 행사 개최가 아닌 생활속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감싸주는 마음이 아닐까 한다. 결국 경찰들도 이웃사촌이고 내가 아는 이의 아들 또는 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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