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뜨거운 열기 속의 쾌거

2005-08-0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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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수필가/교육가)

해마다 재미한인학교협의회(NAKS)가 주최하는 학술대회와 총회가 올해 스물 세번째로 텍사스 휴스턴에서 3박4일의 일정으로 대단원의 막이 열렸다.
미 전역에서 모여든 한국학교 교사들의 수가 무려 600명을 돌파하였고 이들의 뜨거운 열기가 하늘을 찌르는듯, 덥기로 유명한 고장 휴스턴을 오히려 무색하게 하였다. 말이 600명이지 이토록 큰 규모의 학술대회가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것 같다.

그동안 20년 30년 동안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자신을 불태워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며 헌신 봉사했던 우리 한국학교 선생님들은 이제 외롭지 않을 뿐더러 보람과 긍지를 가지고 이름도 빛도 드높이 날릴 수 있게 된 느낌이다.사실 지난 2003년 미주 이민 100주년을 기점으로 하여 본국정부는 해외동포 700만과 그 자녀들의 한국어 교육, 또 그들의 정체성 유지에 지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동안 한국학교 교사들이 쌓아올린 노고와 희생을 크게 인정해줄 뿐 아니라 기대 또한 크고 높다.


교육 인적자원부 산하 국제교육진흥원, 외교통상부의 재외동포재단(이광국 이사장), 민간단체의 재외동포교육진흥재단(서영훈 이사장)에서 실제적인 도움의 손길이 미치고 있어 퍽 고무적이다.이번 학술대회가 여늬 대회와 크게 다른 점이 하나 있었던 것은 이번 12대 회장단(손창현 회
장) 집행부가 야심찬 사업의 하나로 ‘제 1회 미전국 나의 꿈 말하기 대회’를 멋있게 치루어낸 일이다.

“꿈 꺾지 않는 자에게는 미래가 없다”라는 캐치프레이즈로, 미래를 향한 꿈을 꾸고 그 꿈을 펼쳐 나가는 유년기, 청소년기에 처한 미국에서 자라나는 우리 2세들에게 발표의 장을 마련해 준 일은 12대 집행부의 역점 사업이 성공을 이룬 현장이었다.전국협의회 산하 13개 지역의 대표들의 발표는 대회 2일째 오후 만찬 자리에 앉은 600여명의
교사들 앞에서 이루어졌다. 발표자나 청중이 하나가 되어 서로 교감되는 일체감은 참으로 감동적이었다.

우뢰와 같은 박수를 받은 한 명, 한 명의 꿈의 내용과 표현이 수준급에 달하였고 특히 서울에서 온 강사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을 까무라치게 놀라게 하였다.13개 지역의 하나인 우리 동북부지역도 지난 4월 30일에 뉴욕 브로드웨이 한국학교 주최로 16개 학교에서 25명이 참가한 가운데 예선이 실시된 바 있다. 그런데 그 때 예선에서 대상으로 뽑힌 최수린 학생(프린스톤한국학교)이 ‘함께 꾸는 꿈’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해서 전국대
회 대상을 또 타게 될 줄이야.

상이란 것이 무엇인지 동북부지역에서 참가한 52명의 선생님들의 기쁨 또한 이루 말할 수 없었다.1981년에 한인학교 전국협의회가 발족하였고 이어서 1985년에 한인학교 동북부협의회가 출범하였다. 전국 13개 지역 가운데에서 질적, 양적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우리 동북부협의회가 창립 20주년을 맞이하는 해에 이러한 기쁨을 안겨준 학생과 부모, 지도교사에게 다시 한 번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그리고 이 기쁜 소식은 한여름 뜨거운 열기 속에서 또 하나의 쾌거로 우리들의 마음 속에 오랫
동안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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