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업주의 배려 아쉽다

2005-08-0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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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박(뉴저지 클레멘톤)

나는 남부 뉴저지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 10살 때부터 40이 다 된 지금까지 안경을 쓰고 있다.며칠 전, 10년을 넘게 다니던 필라델피아의 한 한인 경영 안경점에서 안경을 맞추었다. 그런데 잘 맞지 않아 렌즈를 교환하려 하자 40달러를 더 내라고 해서 더 주었다. 그러나 그것도 맞지 않아 불평을 하자 ‘시키는대로 했기 때문에 더 이상의 무엇은 바라지 말라’고 퉁명스럽게 전화를 받았다. 그래서 환불을 요구하러 그 안경점에 갔는데 렌즈는 반환이 안되고 테 값만 돌려준다고 해서 언성이 높아졌다.

그러자 안주인인 여자는 에티켓이 없다며 나를 나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남편인 주인은 나중에 돈을 또 달라고 할지 모르니까 아예 체크로 써줘야 겠다며 조소를 띄면서 나를 경멸했다.


예전에 미국 안경점에서는 3번까지 안 맞자 돈을 환불해 주며 오히려 미안하다고 했던 일이 생각났다. 그래서 더더욱 이 부부의 행태에 분노를 느끼게 되었다.300여 달러를 들여 맞춘 안경이 맞지 않아 50여분 차를 달려 2번이나 갔는데 화가 안 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나도 흑인동네에서 장사하지만 때로는 어이없는 경우도 없지 않다. 하지만 그런 손님 하나 감내하지 못한다면 비즈니스를 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더우기 그것이 손님의 소중한 눈을 다루는 서비스업이라면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안경이 맞지 않아 환불을 요구한 것이 나의 지나친, 그리고 경우에 맞지 않는 행동이었나? 또 그것이 두 부부에게 과연 모욕과 모멸감을 느끼게 한 적절치 못한 요구였을까?

나라면 항상 흑인고객에게 그렇게 하듯 차라리 개스값으로 10달러를 더 주면서 손님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을 것이다. 그 손님이 입에서 입으로 소개를 해주어 싸움이 복으로 바뀌는 그런 지혜를 그 두 분이 터득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손님의 마음을 이해하고 손님 입장에서 서비스하는 아름다운 비즈니스가 되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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