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안기부 X파일 도청 파문

2005-08-0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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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국(픽포스터)

최근 터진 한국의 안기부 X파일 도청사건은 모든 국민들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정부 불신의 태풍의 핵으로 떠오르며 회오리 바람을 몰고 오고 있다. 세상에서 제일 비열한 행위는 남의 비밀을 탐지해내 그 약점을 이용하여 상대방을 억압하는 일과 상대방을 배반하고 고발하는 배신행위와 권력으로 타인의 인권과 재산권을 탈취하는 행위가 그 으뜸일 것이다.

지금까지 국민들은 그러한 정서 속에서 살아오면서 또 그렇게 가고 있구나 하면서 그런 역사들을 망각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역사 속 위정자들의 억압 속에 살아서는 아니된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생업에 종사하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 쓴 소리 단 소리를 마음껏 발산
할 수 있는 국민의 모든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며 또 지켜 나가야 한다.
어차피 금번 터져나온 안기부 X파일 도청 사실은 국민 모두가 알았어야 하며 국민 모두의 힘으로 이런 어처구니 없는 사실들을 저지했어야 할 일이다.


김영삼 전정권 시절에 행해졌던 이 사건에 대해서 현 정부는 철저히 규명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이번과 같은 무모하고도 불법적인 비리행위의 싹을 잘라놓아야 할 것이다. 검찰은 주된 사법처리 대상인 도청자료 유포자 외에도 도청자료 제작에 관여한 인물들에 대해
서도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천명을 하고 있으니 다행한 일이다.
어느 누가 되었던 도청은 불법이며 이를 근본적으로 계획한 자들에 대한 불법행위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격히 규명되어야 한다. 금번 도청사건에 등장하는 많은 사람들 중에 국정원 미림팀을 부활시켜 재조직한 배후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현철이 개입되어 있는 것으
로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그 수하에는 당시 대공정책실장이었던 오정소를 비롯하여 문희상, 이원종, 이강래와 같은 김영삼 전대통령의 수하들이 오르내리고 있는 것이다.

그 외에도 안기부 요원 다수가 결부되어 있으나 사실상 이들은 실무를 책임졌던 송사리에 불과할 뿐이다.금번 안기부 X파일 도청사건으로 삼성의 기아차 인수와 관련, 정·관계에 금품을 로비한 사건
이나 홍석현 당시 중앙일보 사장이 97년 대선 때 거액의 선거자금을 건네준 사실이 드러나 5개월만에 단명으로 주미대사직에서 물러나고 검찰의 검사들이 부정에 연루된 사건들도 노출되었다. 이는 모두 빙산의 일각이다.

애당초 도청 테입 200개 중 불과 몇개에서 터져나온 사건들이 담겨져 있을까? 생각만 해도 등골이 오싹해 진다. 그런데 새로운 테이프 274점과 13권 분량의 녹취록이 또 발견되었다고 한다. 만일 지금 등장하고 있는 모든 도청 내용들이 발설된다고 생각을 해 보자.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를 비롯한 모든 기관들은 쑥대밭이 되는 마비현상으로 치달을 것이 명약관화하다.

물론 국가적으로 아주 중차대한 사건 외에는 국가나 국민의 안정을 위하여 옥석을 갈라 해결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현정권의 입장으로 더 이상의 태풍이 불어닥친다면 이를 감당할 능력이 과연 있을까? 현정권의 요직을 감당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도 다칠 수 있는 소지가 분명하며 절대로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어느 정권이 되었던 마음대로 권력을 사용하여 도청 따위의 행위로 국가를 위기에 몰아넣고 자신들의 영달을 취하고저 하는 자들에게는 금번 사건을 거울삼아 철저히 그들의 과거 비리를 파헤쳐 이러한 부류들이 다시는 이 땅 위에 발 붙이지 못하도록 철퇴를 가하여 근절시키
고 이를 빌미삼아 고발과 협박으로 일확천금을 꿈꾸었던 철없는 자들도 절대 용서해서는 아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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