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일요일 무료주차’ 지지한다

2005-08-0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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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뉴욕시의회에서 압도적 표차로 가결된 일요일 무료주차 법안에 대해 블룸버그 시장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시의회는 블룸버그 시장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재가결하여 거부권을 무효화 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일요일
무료주차 법안은 시의원 50명 중 41대 3으로 가결되었기 때문에 시장이 영향력을 행사 하더라도 재가결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공용주차장이 아닌 가로상의 주차공간에 대한 일요일 무료주차 제도는 블룸버그 시장이 유료화하기 전까지는 당연시 되어온 제도이다. 블룸버그 시장은 시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 주말에 무료로 주차하던 주차 미터기를 유료화 했고 주말에는 제한없이 주차할 수 있었던 거리에도 새
로 주차 미터기를 설치했다. 그런데 최근 뉴욕시의 재정난이 어느 정도 완화되면서 일요일 무료주차제를 환원하자는 주장이 힘을 얻게 되었다.
일요일 무료 주차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교회를 가는 일요일만이라도 뉴욕시민들이 미터기에 동전을 넣지 않고 무료로 자동차를 주차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일요일 무료주차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무료주차를 실시하여 아무나 쉽게 주차할 경우 교회에 가는 사람 등 주
차공간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불편을 주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 앞서 일요일 주차문제와 관련해 생각할 점은 시민들에게 얼마나 편리함과 편안함을 줄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주차 미터기에 동전을 넣는다는 것은 돈을 소비하는 차원을 넘어 성가시고 불편한 일이다. 그런데도 주차 미터기에 동전을 넣게 하고 주차시간을 한 시간, 또는 두 시간으로 제한하는 것은 세수 확대와 함께 제한된 주차공간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합리적으로 배분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불가피한 제도일 것이다.


지금 뉴욕시는 시의 재정문제가 어느 정도 완화되어 판매세의 감면, 부동산세의 일부 환불 등 소비자와 납세자의 부담을 경감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러므로 일반 직장의 휴무로 주차난이 심각하지 않은 일요일에는 시민들의 편리를 위해 무료주차 제도를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다.블룸버그 시장은 시의회가 압도적인 다수로 결의한 일요일 무료주차 법안을 거부하지 말아야 한다. 만약 이 법안에 대해 시장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시의회는 법안을 재가결하여 일요일 무료주차 제도를 기필코 관철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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