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불황 속에 희망을 키우자

2005-07-23 (토)
크게 작게
김노열(취재2부 차장대우)

최근 한인경제를 진단하는 기사를 쓰기 위해 취재도 하고 인사도 할겸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몇몇 업체 사장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사실 전화하기 전에는 ‘경기가 너무 나쁘다’ ‘앞이 보지질 않는다’는 말이 쏟아지리라 예상했다. 하지만 의외로 이들은 앓는 소리를 전혀 내지 않았다.
오히려 불황 속의 희망을 얘기해줬다.

가장 먼저 연락한 ‘넥스트란’의 에릭 박 사장. 넥스트란은 ATM 기계 등 단가가 비싼 품목을 판매하기 때문에 불경기에는 매출이 쉽게 떨어지는 업종 중의 하나다.그럼에도 박 사장은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 수준보다 70% 이상 높이 잡았다고 했다. 그는 “업계내 대부분의 업체들이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이같은 업계 분위기를 끊어버리고 전환시키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대 의류판매점인 ‘어게인스트 올 아즈’의 김광원 사장은 ‘불황이 기회’라고까지 했다. 이 회사는 문을 연지 몇 년 안돼 매장수를 미 전역에 40개 까지 늘렸다. 남보기엔 운이 좋아 성장한 것 같지만, 숱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남몰래 넘기 힘든 역경을 수 백번 넘어야 했다.

김 사장은 “경기가 나빠서 사업이 어렵다고 말하는 건 쉽지만, 그런 핑계를 댄다고 해서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스시 프랜차이즈점을 내로라하는 미 주류 수퍼마켓에 진출시키고 있는 스시바이제이의 제이 김 사장도 ‘도전과 응전’을 말했다
“업계의 전망과 객관적인 지표는 아직 뚜렷하게 호전된 기미는 없지만 전 희망적으로 생각한다.

이같은 불황이 오히려 우리 같은 소수계 업자들에겐 주류 시장을 뚫고 들어갈 수 있는 기회 일 수 있다.”모두들 올해 경기가 사상 최악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누군가는 척박한 그 길을 묵묵히 개척해 나가고 있을 것이다. 장기불황에 직면해 있는 한인 경제를 이끌 프런티어들의 이름이 신문에 더 많이 기록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