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논쟁에서 말싸움, 감정싸움까지

2005-07-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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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찬(취재2부 차장)

맨하탄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C씨가 해준 얘기다. 미국인 업체와 한인 업체가 함께 프로젝트를 하다보면 책임 소재를 두고 싸움이 나는데, 대부분 한인업체끼리 다툼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런데 다툼의 이유가 대부분 별 것도 아닌 사소한 말싸움에서 시작돼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사람들이 논쟁을 벌일 때의 심리는 대부분 비슷하다. 자기가 잘못한 것은 인정하기 싫고, 남의 말꼬리를 잡아 흥분한다. 무더위에 한인사회가 편안하기를 바라면서 예전에 재미있게 읽은 ‘인터넷상의 말다툼’이라는 이야기를 소개한다. (너무 길어서 일부 편집했음.)


A: 어제 중국집에서 짜장면 시켜먹었는데 정말 맛있더군요.(평범한 문제 제기)
B: 짜장면이 뭐가 맛있어요? 우동이 훨씬 맛있지.(평범한 반론)
C: 맛을 안다면 역시 우동!(xx을 안다면.. 이라는 말이 나옴)
A: 그럼 우동 안먹는 사람은 맛을 모른다는 말인가요?(말꼬리 잡기 시작)
B:그만큼 우동이 낫다는 거죠. 짜장은 느끼해서..(상대방이 좋아하는 것을 깎아내림)중간에 짜장 옹호론자들이 유래부터 맛까지 설명한다.
C: 잘 알겠습니다만, 토를 달자면 그말을 한 사람이 손덕춘씨 아닌가요? (흠집내기)
A: 맞습니다만, 그게 뭐가 중요한가요? 본질을 아셔야죠.(본질 얘기 나옴)
B: 말투가 기분 나쁘군요.(말투 물고 늘어짐)
A: 기분 나쁘다뇨? 시비건 건 그쪽이 아닌가요? 맛도 모르면서.(책임전가, 상대 무시)
C:시비? 너무 지나친거 아냐?(반말 나옴)
A: 어쭈, 어따대고 반말이야? 너 몇 살이야?(나이 얘기 나옴)
C: 당신은 몇 살인데? 에이 18(욕설 출현)
A:18? 진짜 기분 X같네(더 심한 욕설 출현)
D: 싸우지 마세요 둘다 맛있잔아요.(말리는 사람 등장)
A: D님, 지금 얘기중이니 끼어들지 마시길.(말 막음)
B:맞아요, 주제도 모르고(그 사람마저 무시)
D: 뭐라고? 싸우지 말라고 했더니..(발끈)--이하 생략.

한국에 있을 때 가끔 무더운 여름에 별것도 아닌 일로 시비가 붙어 폭행 사건으로 번지고, 신문에 나오곤 했다. 뉴욕 한인사회에서는 그런 일이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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