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훌륭한 교육

2005-07-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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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원(취재1부 차장)

불과 10여년 사이에 현대사회의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도구가 된 인터넷을 통해 초등학교 동창생들과 상봉(?)했다. 모 웹사이트에 올라 있는 초등학교 동기생들의 홈페이지를 보며 “이 친구가 예전에는 이렇게
생겼었군...혹시 이 친구가 내가 아는 친구가 맞나?” 등등의 생각으로 추억을 되새겼다.친구 한명이 스캔해서 웹사이트에 올린 졸업 앨범을 보며 눈에 들어온 것은 사진 밑에 적혀 있는 ‘장차 하고 싶은 일’이었다.

당시 부모의 압력(?)을 받지 않고 즉흥적으로 솔직하게 써서 그런지 초등학교 6학년생들의 미래 희망은 너무나도 다양하고 재미있었다.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쓴 친구들도 있었고 축구선수, 체조선수가 되고 싶다고 한 친구들도 눈에 띄었다. 과학 박사, 피아노 선생님, 평범한 회사원, 심지어는 스턴트맨이 되고 싶다고 장차 포부를 밝힌 친구들도 있었다.


그것은 바로 현실과 사회속에서 때묻지 않았던 초등학교 6학년생들의 장차 꿈이자 희망사항이었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에게 “꿈과 목표를 가지라”고 항상 강조한다. 하지만 자녀들이 갖고 있는 꿈을 과연 부모들이 뒷받침 해주고 있는지 아니면 ‘자녀의 뜻과는 상관없이 내가 원하는 자녀로 만들고 있는지’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맹모삼천’이란 말도 있지만 교육에 대한 한인 학부모들의 열정은 가히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하지만 맹모는 아들을 위해 교육적인 분위기를 조성해 주었지 미래를 강요하지는 않았다.

얼마전 한 고등학교에서 교육 세미나가 열린 바 있다. 당시 세미나에서 한 미국 교사는 “한인 학부모들은 왜 자녀들이 변호사와 의사가 되기만을 고집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사회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직업은 얼마든지 있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훌륭한 사람을 만드는 것이 교
육의 목적이 아닌가”라고 꼬집었다.전 세계에서 왜 미국의 교육제도를 인정해 주는 지 이해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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