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건강한 사회를 위한 인적 자원

2004-09-1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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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주(뉴욕가정상담소 아웃리치 코디네이터)

사회복지 분야에서 자원을 발굴하는 일은 클라이언트에게 도움을 주는 일 만큼이나 중요한 일이다. 자원 발굴이 없이는 지역사회에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전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사회에 산재한 사회복지기관들은 자원 발굴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 당연하다.

자원이란, 돈과 같은 물적자원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나는 자원봉사자라는 man power를 더욱 강조하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뉴욕가정상담소에서 매년 2회 주최하는 자원봉사자교육은 man power 양성을 위한 하나의 도구임을 강조하고 싶다.


자원봉사자 코디네이터로 일하면서 다양한 사연을 갖고 찾아온 자원봉사자들을 만나게 된다. 자원봉사자들은 아이를 가진 엄마로서, 주부로서, 일을 하는 여성으로서 서로 다른 상황에 놓여있으나 가정폭력으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돕고자 하는 한마음으로 시작하게 된다.

여러 자원봉사자들이 뉴욕가정상담소의 교육 프로그램을 거쳐갔으나, 특히 제 12회 자원봉사교육프로그램을 마친 한 자원봉사자가 나는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 자원봉사자는 사실 내담자로서 뉴욕가정상담소와 첫 인연을 맺게 되었다.

젊은 나이에 결혼하여 이미 두 아이의 엄마가 된 그녀는 부부간의 대화와 시부모와의 관계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가족 내의 여러 문제로 인해 그녀의 자존감(self-esteem)은 이미 많이 상실된 상태였다.

그녀는 상담소에서 상담을 받기 시작하였고, 서서히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시작하였다. 그녀의 사례는 결국 종결되었고 더 이상 상담소의 클라이언트가 아니였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해서 그 자리에서 멈추지 않았다.

상담소와의 인연을 통해 그녀는 자연스럽게 자원봉사자 교육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고 교육을 통해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동시에 기본 상담 기술교육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상대방과 효과적인 대화를 할 수 있는 기술을 배울 수 있게 되었다.

그녀는 지역사회에 많은 여성들이 자신과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인식하면서 한 사회의 일원으로서 도움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찾기 시작하였다. 상담소에서 제공하는 24시간 무료상담전화의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면서 그녀는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그들의 대변인으로서 일하고 있다.

나는 오늘 처음 그녀가 쓴 지원서를 무심코 펼쳐보게 되었다. 학대 받는 여성들을 도와드리고 싶습니다. 상담소를 통해 경험을 하고 싶습니다 라는 말과 함께 시작한 그녀의 이야기는 분명 이 사회를 지탱하는 작지만 소중한 힘이 될 것이다.

Pay it forward(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란 영화를 보면, 주인공 소년의 프로젝트는 그녀의 힘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한 사람이 처음 세 사람을 도와주기 시작하면, 그 세 사람이 각각 세 사람을 도와주면서 시
작되는 프로젝트이다. 도움을 청하기 위해 상담소의 문을 두드리면서 시작하였으나, 현재 지역사회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는 그녀 역시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과 같다. 나는 그녀가 지역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존재이며 사회를 바꿀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현재 뉴욕가정상담소는 9월 21일에 시작될 제 13기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하고 있다. (문의: 718-539-6548 *114) 모집을 통해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나는 지역사회의 전 시민이 자원봉사교육에 참여하는 기적같은 일이 일어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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