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회사업가 홈커밍에 즈음하여

2004-09-1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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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윤진(퀸즈 차일드가이드센터, 사회사업가협회 회장)

요즘 사회사업가협회는 홈 커밍 이벤트를 준비하느라 한창 분주하다. 준비작업을 하면서 몇년 사이 얼마나 사회사업가들의 수가 늘었고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지 새삼 놀라게 되었다.

5년 전 뉴욕에 와서 직,간접적으로 이 분야에 계신 분들을 만나고 알게 되었을 때와는 양과 내용적인 면에서 크게 성장되었음을 느낀다.사회사업가들은 무엇을 해왔으며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방향은 무엇일까?


사회사업가들은 대학과 대학원에서 사회사업을 전공하고 태아부터 임종을 앞둔 노인까지의 육체적, 정신적 복지를 위해 사회의 다방면에서 일하는 전문인들이다. 그들이 하는 일은 너무도 다양해서 간추리기 어렵지만 상담, 예방, 지역사회 교육과 의식 개선, 어린이/노인/여성센터 운영, 리서치, 사회운동, 정부 복지관련 기관에서 일하기 등 인간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뉴욕에서는 봉사센터나 상담소 같은한인기관에서, 또는 다국적 비영리기관에서 일하며 개인상담자나 대학교수로 있는 분들도 있다. 그들의 일은 크게 마이크로 레벨과 매크로 레벨로 나뉘며 임상적 일과 행정적인 일로도 구분된다. 각자의 전문성에 따라 하는 일과 장소가 달
라도 사회사업가들은 서로를 잘 알고 연계해서 여러 레벨의 자원 동원과 개입으로 일의 목
표를 성취해야 한다. 그리고 사회사업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철학과 가치에 크게 비중을 두
고 의존하는 분야라고 하겠다.
최근 수년간 사회사업가들이 지역사회 곳곳에서 두드러지게 활약하고 그들의 활약상이 매체
를 통하여 적극적으로 대중에게 전달되면서 서비스 이용물과 전반적인 인식이 향상되었다는
확신이다. ‘그저 마음이 착하고 욕심이 없어서 남을 도와주는 사람들’에서 ‘전문성을 바
탕으로 특별한 일을 하는 인력’으로 오히려 그들이 어떤 문제라도 완벽히 해결해 줄 수 있
는 기적적인 해결사로 오해하는 분들도 더러 있을 정도이다.
사회사업가들도 학업과 자격증을 바탕으로 전문인이라는 정체성을 더욱 확고히 하고 있다.
미국에서 잠깐 일하다 경력을 쌓으면 한국으로 돌아가던 분들이 더 많았다. 이제는 수년간
장기적으로 일하면서 갖춘 실력과 네트웍을 바탕으로 더 높은 포지션으로 올라가며 강화된
영향력을 발휘하는 모습들이다. 또한 내 직장만이 요구하는 범위에서 머물지 않고 다른 기
관과 연계하고 2세들과 연합, 지역사회의 발전과 이민자들의 권리 옹호를 위해 일하는 역량
도 과감히 보여주고 있다. 박사학위를 취득한 사람들이 미국의 주요 대학에 속속들이 가르
치는 이들로 자리잡는 것도 늘어가는 현상이다.
하지만 자화자찬과 만족감에 젖어있기엔 사회가 사회사업가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끝이 없
다. 사회사업가들의 포부의 역량이 가실줄 모르는 것처럼 그들이 모이면 공통적으로 소원하는 것이 있다.

유대인이나 중국인들처럼 한국인들을 위해 토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사회관을 만들고자 하는 것. 물론 이것은 사회사업가들은 물론이요, 전 한인사회가 필요성을 인식하고 물적, 전문적, 사고적인 구심점을 만들 때만이 가능할 것이다.

Korean American Community Foundation처럼 1세와 2세가 힘을 합쳐 한인들을 위한 단체와 기관들에게 펀드를 제공하는 목적과 마음을 보여주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욕심은 끝이 없지만 과정은 길 것이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과거에서 시작해 현재까지 일하는 사람들과 현재를 지나 미래까지 일할 사회사업가들의 서로의 생각과 경험을 나누고 각자의 전문성을 통합하여 발전을 이루어가는 것이다. 그렇게 할 때 지역사회의 더 큰 관심과 협력을 끌어낼 수 있는 장이 마련될 것은 틀림 없다.

사회사업가 개인이 자신이 종사하는 일에만 포커스를 두고 다른 사회사업가가 하는 일이나 그들이 모여서 함께 추구하는 것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그것은 사회사업이라는 본질에 역행하는 태도일 것이다. 금요일에 있을 사회사업가 홈커밍 데이가 모두를 한데 엮어주는 시발점이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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