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 꼬레아! 올림픽 금이 보인다?

2004-09-0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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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국(픽포스터 대표)

‘파라과이 꿇어…!’ ‘올림픽 금이 보인다…!’ ‘파라과이 제물로 우승!’

2004 아테네 올림픽 축구 8강전을 눈앞에 둔 한국신문들이 대서 특필한 요지 제목의 내용들이다. 어떻게… 어떻게… 두 번의 경기에서 상대 팀의 자살골이라는 어이없는 실수로 인하여 16강에서 8강까지 오른 한국팀은 자만과 착각(?) 속에서 무기력하게 파라과이에 참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필자는 축구 전문가는 아니지만 고교시절부터 지금까지 축구에 매료되어 한국과 세계 축구사는 물론 월드컵의 흐름을 통해 명멸하는 세계 축구의 변천사를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축구 애호가의 입장에서 금번 아테네올림픽 축구 한국팀의 졸전에 대해서 한 번 짚어보고자 한
다.

지금까지 세계축구의 흐름은 힘과 조직을 바탕으로 쉴새없이 공수 전환을 구사하는 유럽식 축구와 개인기 위주로 정면 돌파를 구사하는 남미식 양대 축구가 세계 축구를 석권하고 있다.

한 마디로 우리 한국축구는 이 두가지 식의 축구를 완전히 구사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유럽식의 경우 언제인가 런던올림픽에 참가했던 당시 수비수로 활약했던 민병대 전 한국팀 감독은 당시 헝가리 선수들이 노도와 같이 치고 들어오는 모습을 가리켜 ‘성난 준마들이 지축을 울리며 몰려오는’ 양상으로 표현하였다.

당시 민병대씨는 아시아지역에서는 ‘탱크’라는 별명으로 막강 수비를 구사했던 선수로 상대 팀을 말들이 몰려 들어오는 것에 비유할 정도라면 한 마디로 체력과 힘의 열세로 서양인들이라는 상대가 어려움을 표현한 것이다. 또한 브라질과 같은 남미 축구는 기술 축구로서 유럽 축구를 제패하면서 월드컵 3회 우승의 금자탑을 세웠다.

세계 축구는 날로 날로 새로운 경지로 경이적인 발전을 하고 있다. 과거 우리 한국축구가 아시아를 제패하면서 아시아 최고봉에 우뚝 섞을 당시는 나름대로 한국축구 특유의 끈질긴 투지로서 그 명맥을 유지할 수가 있었다. 당시 일본은 우리의 적수가 되지 못하였으나 지금은 현실적으로 일본에게 밀리고 있는 정도 밖에 되지를 않으며 금번 중국에서 있었던 아시아 선수권에서 한국은 결승에도 오르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나름대로 우리는 과거 박종환 감독의 세계청소년대회 4강과 2002년 서울 월드컵에서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세계는 물론 아시아 최강이라고 자부하면서 국력의 일부를 축구에 쏟아넣는 열정을 보이고 있다.

당시 이들의 쾌거는 유럽식도 남미식도 아닌 우리 한국인 특유의 근성과 끈질긴 정신력이 담겨있는 지칠 줄 모르며 쉴새없이 꿀통을 넘나드는 벌떼들의 부지런함과 같이 벌떼식 축구를 구사하였었다.


공수 전환이 바른 농구와 같이 전원 공격과 수비가 하나로 이어지는 부지런한 축구를 해야 한다. 금번 한국 올림픽 대표팀이 파라과이와의 8강전에서는 한 마디로 동네 축구 수준의 졸전을 하였음을 시인하여야 한다.

박종환 감독의 청소년 대표가 세계 4강, 또는 서울 월드컵에서 4강 진출 당시 우리의 축구는 붉은 악마라는 평을 받으면서 벌떼같이 달려붙어 세계적인 각국 대표선수들을 꼼짝 못하게 붙잡아 매면서 기회만 나면 벌떼같이 달려들어 좋은 결과를 만들어 냈었다.

그런데 금번 파라과이전의 무기력한 경기는 도대체 선수들이 뛰지를 않았다는 점이다.요행히 2골을 만회하고 말리전과의 요행을 다시 바라는 그 자세가 잘못 되었다. 솔직히 말리전의 내용은 우리는 한 수 아래임을 시인하여야 한다. 세계 축구의 흐름을 제대로 판단치 못한 집행부에도 큰 실수가 있었음도 시인하여야 한다.

여기서 필자는 그 날의 특별한 작전이 무엇이었던가, 최정무 감독에게 묻고 싶다. 이제 한국 축구는 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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