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개성의 귀중함

2004-09-0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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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규(의사,매사추세츠)

각 사람은 저마다 갖고 있는 특성인 개성을 갖고 있다. 사람마다의 얼굴 생김새가 다르듯이 사람마다의 개성도 다르다고 본다. 따라서 같은 사물을 보고 대하는 반응은 그 개성의 다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옆을 지나가는 아기를 보면 귀엽다고 어루만지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전연 무관심한 사람도 있다. 화병에 꽂힌 꽃을 보고 아름답다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그 색 조화가 싫다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음식을 먹고 난 다음 그 맛이 좋았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맛이 없었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이들을 그렇게 긍정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맛이 없
었다고 하는 사람을 나무라는 사람도 있다.


사람들이 바라볼 수 있는 장소에서 부부간의 키스를 태연스럽게 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그런 짓을 절대로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언짢은 일을 당하면 야단을 치거나 화를 내는 사람이 있는 반면 같은 처지에 대하여 별일이 아닌 듯 그대로 넘기는 사람도 있다.

다양한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사는 단체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자기에게 없는 개성의 모습을 다른 사람들을 통하여 보고 느낄 수 있음은 참으로 즐거운 일일 것이다. 같은 개성의 사람들로만 이루어진 단체나 사회의 생활상을 상상하여 보면 그것은 모여 산다고 하더라도 호기심이나 기대가 별로 없을 것이고 재미나 즐거움도 넘치지 못할 것이다.

복제인간이 생산되었다고 가정하여 그들로 이루어진 단체나 사회의 생활 모습을 상상하여 보자. 그들은 모두 얼굴의 모양이나 취향도 같고 개성이나 재주도 같을 것이다. 네가 나이고, 내가 너일 것이니 이와 같은 복제인간들의 사회생활에서 서로 만난다는 것, 이는 어떤 기대나 호기심을 자아내지 못하는 무미건조한 것이 아니겠는가.

각양 각색의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사회 기능의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됨을 나무의 비유를 통하여 살펴보자. 나무에는 뿌리가 있고 줄기가 있고 그리고 가지가 있다. 뿌리는 땅으로부터 수분과 영양분을 받아들이고, 뚱뚱한 줄기는 지탱의 역할을 하고 수분과 영양분의 통로도 된다. 그리고 호
리호리한 가지에는 잎과 꽃이 피고 열매도 매달린다. 나무의 각 부분은 각각의 특색을 살려 맡은 기능을 다함으로써 나무 전체의 아름다움을 나타내고 결실도 맺으며 살아간다.

사람에게는 각자가 지닌 특유의 개성, 생김새, 몸집, 취향, 재간, 성 등이 있다. 사람들이 그와 같은 자기 자신의 특성에 자부심을 갖고 그것을 최대한으로 살리며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할 때, 그 생활은 활기와 즐거움으로 가득찰 것이다.

때로는 특출한 개성이 남에게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인 피해를 주는 경우가 있다. 그 개선 방법은 없을 것인가. 개성이 유전적인 요소와 교육적인 요소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라면 교육적인 요소의 조절이
그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교육에는 태교, 가정교육, 학교교육, 사회교육 등이 있고 신경조직의 발육과 완숙은 태아 시기와 어린 아기 시절에 이루어진다. 이것을 감안하면 바람직한 태교와 아주 어릴 때의 가정교육이 양질의 개성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리라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즐거운 사회생활에는 바로 이 개성의 다양성과 양질의 개성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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