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혼돈과 질서

2004-08-3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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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유순(뉴욕예수원교회 목사)

우리는 지금 미주에 살면서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방향감각을 상실한 풍랑속에서 헤매는 보잘 것 없는 조각배와 같은 모습을 마음 졸이며 계속 보고 있는 실정이다.

도무지 현정부가 참여정부라는 간판을 붙이고 하는 행동은 아무도 참여하지 못하도록 개혁, 개혁 하고 있다. 온통 국가의 뿌리까지 흔드는 혼란 상태이다. 그것도 집권당과 통치자가 오늘은 이 말, 내일은 저 말, 국민은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하기도 전에 또 다른 주제가 연발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이제 무덥고 지루한 여름도 갔으니 서늘한 초가을에 머리를 식히면서 정신을 차리고 미주동포들도 조국의 현실을 분석하며 세계 속의 한국이 어떻게 가야할지 한 번 생각해서 본국에서 참여정부에 참여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혼돈을-영어에서 Disorder-질서가 없다, Confusion-혼란스럽다, 분명하지 않음, 희랍어에서-Chaos가 바로 혼돈이다. 이를테면 지금 한국정치는 무질서하고 혼란스럽고 흑암 중에 있는 혼돈 상태이다. 국정이 혼란하고 질서가 없으니 정신적으로 혼돈하여 결국 환자처럼 혼수상태에 빠지고 만다. 이렇게 됐을 때 제정신을 못 차리고 횡설수설하고 방향감각을 상실
하기 때문에 모든 것이 불안하기만 한 것이다.

혼수상태에 있는 환자는 침대에 눕히고 주사바늘을 수없이 몸에 찔러놨기 때문에 몸을 움직여 활동도 못하고 일은 전혀 못한다. 단 한가지, 입으로 먹고 마시며 말만 할 수 있다. 그러니 실효성이 없는 헛소리만 자꾸 하게 된다.또 혼수상태에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잘 모른다. 자신을 의식하지 못하는 사람이 남을 어떻게 도우며 이웃과 큰 공동체를 어떻게 운영한단 말인가. 지금 한국은 이런 현상으로 보는 게 과히 틀린 것은 아닌 줄 안다.

국가공동체는 절대로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다. 국민이 주인이고 국민의 생존과 삶의 질을 높이고 마음 놓고 평화롭게 살게 하는 것이 정치요, 국가 공복의 공직으로 봉사하는 것이지 권리를 주장하고 자신의 약점을 변명이나 하고 국민을 빌미로 상대적인 부류를 적대시하는 건 공산주의나 독재자들이 하는 소행이지 자유민주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작태다.

지금 대한민국의 혼돈을 누가 야기시키고 있나? 국민인가? 미국인가? 누가 봐도 지금 집권당과 참여정부의 소행들이 아닌가.수도권이면 국민의 합의가 있었는가, 고구려 역사 왜곡, 왜 그리 됐는가, 역사 바로세우기, 대한민국의 국가 헌정은 분명 자유민주공화국이 아닌가. 거기에 왜 6.25동란과 남침에 주도한 이들이 거론되나 먼 훗날 통일이 되고 태평성대 할 때쯤은 과거사를 잊어버리자 할 때는 가능할지 모른다.

지금은 남,북이 이념갈등으로 대치하고 총부리를 맞대고 있는 순간에 전 남한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핵무장으로 위협하는 그 앞에서 무릎 꿇고 비는 자세인가.

역사는 그렇게 오락가락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되는 것은 아닌 것을 배워야 한다.인류역사 속에서 어느 나라, 어느 민족이든 정신빠진 사람들을 통해서 이룬 역사는 없다.2차대전 후 영국의 처칠 수상은 잿더미가 된 런던 시내에서 시민들을 모아놓고 “시민 여러분, 이 잿더미와 과거를 되새기며 탓하지 말고 무한한 발전을 향한 앞을 바라보고 전국민이 단결하여 폐허에서 생산으로 전진합시다. 결코 포기하지 말고(Never give up) 전진합시다” 하면서 실의에 빠진 국민을 용기와 희망으로 일으켜 재건한 것을 우리는 보고 알고 있다.


지금 우리는 슬기로운 배달민족의 가슴에 힘찬 용기와 희망을 주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일 저질러 놓고 안되면 국민들이 협조 안해서 못해 먹겠다느니 깽판 치겠다느니 잘 했나 못했나 심의를 묻겠다느니 몸둘 바 모르는 연약한 공무원들 잡겠다, 주택값 잡겠다. 폭군인가?

누가 누구를 잡겠다는 말인가? 국가 경제 군부통치원 한미관계 무슨 국무부 장관들이 엄연히 있는데 누구는 무슨 부, 누구는 무슨 부 장악해서 운영한다느니, 어느 한 가지 제대로 진행이 안되는 임기응변으로만 일관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 조국 대한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국민을 위한 국민의 정부’가 아니고 오직 집권당과 책임자만의 정책이 난무하고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지.

역사는 사람이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잘못된 역사는 반드시 심판을 받는다. 진정으로 경천애인의 정치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혼돈에서 질서로 발전할 수 있다고 역사는 증명하고 있다는 진리를 알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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