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죄없는 자가 먼저 돌로 쳐라”

2004-08-2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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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호(공화당 이너서클 멤버)

예수가 신의 아들로서 인류의 메시아라는 점은 종교적 신념에 속한다는 점을 차치하고라도 그가 일단 종교적 천재임을 복음서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그 중에 가장 클라이막스는 바리세인이 간음 현장에서 잡혀온 여인을 예수에게 데려와 묻기를 “이 여인을 돌로 치리이까”라고 물었을 때 그는 땅바닥에 앉아 무언가 쓰다가 “너희 중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쳐라”고 대답한다. 그를 시험하려던 그들은 하나 둘 사라지고 그 여인과 예수만 남게 되었을 때, 예수가 말하기를 “나도 너를 용서하니 다음부터는 죄를 짓지 말라” 하며 보냈다고 복음서에 씌어 있다. 무엇때문에 장황하게 이 복음서의 구절을 인용하는가.

오늘날 한국의 정치권력은 방향을 엉뚱하게 잡고 국민의 국리민복은 저 편에 밀어버리고 역사적 원죄의 문제를 권력의 방향타로 삼아 폭풍 휘몰아치는 망망 대해를 일엽편주처럼 위험한 항해를 고집하고 있다. 이것은 뭔가 심상치 않은 조짐이다.왜정시대, 그리고 해방 이후 6.25전쟁, 그리고 근대화 유신시대, 5공시대를 거쳐오면서 역사적 원죄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단언한다.


우리 민족은 그 무참한 역사의 한 사람의 피해자일 뿐이라는 사실을 그가 설혹 가해자의 편에 속했던 사람이라 할 지라도 이제는 용서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아무 죄도 없는 예수도 죄인에게 돌을 던지지 않는데 하물며 역사적 원죄에서 자유할 수 없는 범인인 우리가 어찌 반 백년이 지난 오늘 그 누구를 단죄할 자격이 있다는 말인가.

지금에 와서 공연한 혼란만 자초하고 걸핏하면 가진 자, 기득권 운운하며 무의미한 편 가르기를 밥 먹듯이 하는데 이는 민족 내부를 갈갈이 찢어내고 도려내는 엄청난 결과를 초래하는 무서운 죄를 짓게 된다는 사실을 왜 모르는가.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만 기업 해서 수천, 수만, 수백만명 먹여 살리는 사업가야말로 오늘의 ‘미륵’이며 ‘보살’이고 이들이 기업을 잘 할 수 있도록 정치하는 대통령이야말로 ‘정도령’ 아니겠는가.
요컨대 그렇다면 누가 박정희 같은 대통령을 친일파로 매도하여 단죄할 수 있단 말인가.

사실 한일합방 이후 출생하여 왜정시대를 살아온 사람으로서 그가 설혹 박정희처럼 왜군 장교가 되었더라도 그를 단순히 친일파로 매도할 수 만은 없는 것이다.왜 현재의 노무현 정권은 삼각파도가 밀려오는 국제 정치, 경제, 역사의 급류를 외면하고 내부 모순을 조장하고 쓸데없는 수도 이전 같은 불요불급의 대사를 기획하고 이전투구 같은 과거 청산에 매달리는가.

국제사회, 경제, 정치, 문화는 급류처럼 미래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데 반 백년이 지나서 느닷없이 역사적 원죄를 단죄하고 벌 주겠다는 발상이 온전한 사고에서 나온 정상적인 생각이라고 볼 수 있는가.

차라리 뻔히 두 눈 뜨고 우리의 조상을 강탈해 가는 중국과의 대결을 맞아 조용히 우리의 내실을 가다듬고 중국의 종주국이었던 고조선의 역사와 수와 당의 수백만 대군을 멸망시키고 우뚝 선 고구려의 위대한 역사를 복원시킴이 시급하다.

한족은 일찌기 몽고의 징기스칸에게 항복하여 국권을 원나라에 빼앗겼지만 최소한 고려는 끝까지 5차례나 항전하여 끝내는 삼별초가 유대인의 아사드처럼 옥쇄했을 지언정 끝까지 항복하지 않았던 굳센 고려의 역사적 자존심을 이 시대의 후손에게 자랑스럽게 가르치는 일에 앞장 서 봄이 어떻겠는가.

노무현 정권이 들어서고 난 이후 결실 있는 빛나는 정책적 비전은 볼 수 없고 매번 한미동맹 같은 중대사를 비튼다거나 수도 이전같이 국민 세금 많이 드는, 확신이 안 서는 일에 매달린다. 또 그 무슨 전직 간첩을 대통령 직속기구에 배치하여 명색이 50년이 지난 육군대장
을 심문한다거나 이제는 그것도 모자라 역사적 원죄까지 들추어내며 민족의 아픔을 찢고 째고 이전투구를 벌려 어쩌자는 것인가.
준비 안된 함량 미달의 대통령은 국민 모두의 괴로운 부담이 되고, 잘못되면 나라를 망칠 수도 있는 것이다.

2000년 전 예수는 바리세인들에게 말하기를 “죄 없는 자가 먼저 치라”고 하니 걸음아 날 살려라 모두들 떠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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